미국과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과 관련해 '통행료'를 부과하는 상설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재 이란 대사인 모하마드 아민네자드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상설 통행료 체계(permanent toll system) 구축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민네자드 대사는 "이란과 오만은 안보 서비스 제공과 항행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며 "이는 비용이 수반되는 일이며, 이 항로의 혜택을 받는 국가들이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행료 체계가 투명하게 운영될 것이라며 "상황 개선을 원한다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의 이란과 남쪽의 오만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평시 기준 하루 평균 약 138척의 선박이 오가는 글로벌 핵심 해상 교통로다.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 이후 걸프 지역 미국 우방국들을 겨냥한 공격에 나서며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왔다. 이후 선박 운항이 급감했고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했다.
이란은 현재 제한적인 선박 통행만 허용하고 있으며, 새롭게 설치한 '페르시아만 해협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을 통해 일부 선박에 최대 200만달러 규모의 안전 통행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해협이 개방돼 있기를 원하고 자유롭게 통행되길 원한다"며 "통행료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이란이 그런 방안을 추진한다면 외교적 합의는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루비오 장관은 국제사회가 이에 반대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수역에 준하는 항로로 보고 있으며, 특정 국가가 통행을 통제하거나 비용을 부과하는 선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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