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의 지역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으려고 유령 회사에 이름을 올리거나 지인의 회사에 허위로 취업한 이른바 '가짜 직장가입자'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의 공정성과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직장가입 자격을 허위로 신고한 사업장에 대한 지도점검과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적발된 직장가입 자격 허위 취득자는 총 9202명으로, 연평균 3000명을 웃돈다. 공단이 이들에게 부과한 지역보험료만 해도 약 666억원에 달한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실제 근무하지 않으면서 친인척이나 지인의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록하는 경우 ▲사업장은 운영하지 않으면서 직장가입 자격만 취득하기 위해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를 세우는 경우 ▲재산이나 소득이 많아 고액의 지역보험료가 책정되자 이를 피하려 편법으로 취업 처리하는 경우 등이 가장 많았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족·지인 회사 이용, 서류상 근로자 신고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현재 적발된 건수는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허위 직장가입자 탐지 모델'을 도입했다. 사업장의 근로자 구성, 임금 수준, 신고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허위 의심 대상자를 선별하고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시범 운영 중인 현재까지 AI가 선정한 점검 대상자 중 무려 90.9%가 실제 허위 취득자로 확인됐다. 공단 측은 제한된 인력으로도 집중 조사가 가능해져 업무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 따라 허위 취득에 대한 제재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허위 직장가입자를 제보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제'를 신설하고, 허위 취득을 도운 사업주에게는 가산금을 기존 10% 부과에서 40%로 4배 상향하는 등 강력 단속하기로 했다. 허위 가입자가 스스로 자격을 정정하고 정상적인 가입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와 현장 지도점검 등의 계도 활동도 함께 펼칠 예정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라며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훼손하고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허위 직장가입 행위에 대해서는 AI 기반 분석과 끝까지 추적하는 현장 점검을 통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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