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를 공개한 이후 약 1만 통의 문자를 받았다. '평생 한 정당만 지지했지만, 이번만큼은 대구를 위해 사람이 중요하다'고 문자를 주신 어르신이 기억에 남는다."
20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시민에게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의 말과 눈빛,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대구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고단함과 미래에 대한 걱정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일꾼론'을 내세웠다. 그는 '지방선거를 통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들에게 "대구시장은 정권을 견제하는 자리가 아니라 대구 시민의 삶과 대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라고 했다.
김 후보는 경쟁자인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보다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그는 "경제 관료로서 예산의 길목을 잘 아는 것과 대구에 필요한 정부 예산과 입법 지원을 실질적으로 끌어오는 정치력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대구의 국비 증가율을 보면, 제 국무총리 시절이 추 후보의 경제부총리 시절보다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 시기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특히 대구의 한 해 실질성장률이 -0.8%를 기록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선거에 김 후보는 벌써 5번째 도전이다. 경기 군포 지역구 3선을 지냈던 그는 2012년 국회의원 선거(대구 수성갑), 2014년 대구시장 선거, 2016년과 2020년 국회의원 선거(대구 수성갑) 그리고 이번에 다시 도전한다. 단 한 차례(2016년)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김 후보는 "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흐름이 있다"며 "국민의힘 당원들이 집단 탈당과 공개 지지 선언하고, 각계의 지지도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수십 년 동안 한 정당을 믿었으나 대구 경제는 뒷걸음질 쳤고 청년 유출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의 절박한 문제의식이 표출된 결과"라고 했다.
그는 "'누가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 '누가 정부와 국회 다수당인 여당의 협조를 통해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가'라고 시민들이 묻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새로운 도약이냐, 이대로 정체냐를 가르는 분수령"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측 제공
다음은 일문일답
- 대구의 청년 유출은 이미 구조적 위기 수준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취임 이후 1년 안에 구체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청년 일자리 문제는 산업 대전환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함께, 그나마 지금 있는 일자리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일부터 시작하겠다. 휴대폰 번호를 공개한 뒤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호소가 많이 들어왔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업종별·고용형태별 실태를 살피고, 최저임금 위반과 임금체불을 바로잡겠다. 동시에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세제·비용 지원과 인센티브를 검토하겠다. 취임 첫해부터 TK 신공항 예산 확보와 착공기반 마련, 대구·경북 행정통합 공동 추진기구 구성, AX 선도도시 프로젝트 착수처럼 핵심 과제를 실행 단계로 올려놓겠다.
- TK 신공항 어떻게 풀 생각인가. '개발 구호만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피로감이 있다. 구체적 타임라인을 알려달라.
▲ 신공항은 더 이상 '대구의 미래'라는 구호만 반복할 단계가 아니다.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결국 계획은 오래됐지만, 실제 공정이 보이지 않는 데서 온다. 시장이 되면 먼저 부지 매입과 설계 등 착공 전 단계에서 막혀 있는 부분부터 풀겠다. 공공자금관리기금 5000억원과 정부 재정지원 5000억원, 총 1조원 규모의 마중물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중앙당과 협의를 마쳤다. 이 재원으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을 움직이겠다. 동시에 신공항을 국가지원사업으로 전환하는 법 개정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 임기 내 시민이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 공정 진척까지 가겠다.
-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어떻게 보고 있나.
▲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권·경제권·성장권역으로 만드는 출발점이다. 행정통합이라는 토대가 늦어지면 신공항, 첨단산업 벨트, 광역교통망, 인재 양성 같은 미래 전략 전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연간 5조 원 규모의 자율재정 기반을 확보하고, TK 신공항과 반도체·로봇·AX(인공지능전환)·미래모빌리티·에너지 산업을 하나의 산업 벨트로 설계하겠다. 시장이 되면 경북도와 즉시 공동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와 주민투표, 통합특별법 제정을 거쳐 2028년 통합단체장 선출 기반을 마련하겠다.
-대구의 기존 시정 운영 가운데 가장 시급히 바꿔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 시정 운영 방식이다. 그동안 대구의 거대 현안은 정치적 구호에 그치거나 독자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일이 되게 하려면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여야 정치권의 힘을 초당적으로 모으는 협력 구조가 필수적이다. 재원과 절차, 공정을 동시에 점검하고 확실한 성과를 내는 시정의 실행력도 필요하다. 가령 TK 신공항 사업의 경우 예정 부지 지정 후 6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이전 비용만 11조5000억 원으로 대구시 한 해 예산과 맞먹는다. 대구시 재정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규모다.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시절 대구 예산 확보에 기여했다'고 내세운다.
▲ 객관적 수치를 보면 설득력이 크지 않다. 제가 국무총리로 재임하던 시기 대구시의 전년 대비 국비 증가율은 10% 이상 늘었다. 반면 추 후보가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기에는 1% 미만이거나 그 언저리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년 연속 세수 추계에 실패해 역사상 가장 큰 세수 결손을 냈던 것이 추 후보가 경제부총리 시절이다. 그 부담을 지방교부금 삭감으로 지방정부에 떠넘겼다. 당연히 대구도 피해를 봤다.
-대구 공약을 두고 최근 논쟁을 벌였는데, 추 후보의 공약의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고 있나.
▲ 추 후보가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어느 광역단체장인들 그러고 싶지 않겠나. 문제는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대기업이 오려면 규제 합리화, 세제 혜택, 전력과 용수, 인재 양성, 산업 생태계가 함께 준비돼야 한다. 정치인이 유치하겠다고 선언한다고 기업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저는 신공항 이전부지를 대기업 유치 기반으로 조성할 것이다. 기존 공항 부지인 만큼 전력·용수·교통 여건을 활용할 수 있고, 여기에 인력 공급과 규제 개선, 세제 지원 등 기업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렇게 될 때 기업이 매력을 느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조작기소 특검법' 같은 중앙당 이슈가 지역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온다. 이 사안에 어떤 입장인가.
▲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서는 이미 중앙당에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도 처리 시기와 절차, 내용에 대해 지방선거 이후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숙의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지금 대구는 중앙정치 이슈로 정쟁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시민들이 묻는 것은 누가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누가 대구의 새로운 100년을 설계할 수 있는지, 누가 통합신공항을 실제로 착공시킬 수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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