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모펀드(PEF) 킨테라캐피털(Kinterra Capital)이 파산보호 신청에 나선 미국 배터리 재활용 업체 어센드엘리먼츠를 9920만달러(약 1498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입찰 경쟁에 뛰어든 다른 경쟁자가 없어 킨테라의 회사 인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순위 채권단 중심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SKS PE·세아홀딩스 등 한국 지분 투자사들의 자금 보전 가능성은 더욱 흐릿해졌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남부 연방 파산법원은 어센드에 대해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로 나선 킨테라의 9920만달러 인수가격 제시를 승인했다. 스토킹호스란 회생·파산으로 매각이 필요한 매도자가 매물 인수 의사를 보인 수의계약자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고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응찰자가 나오면 기존 스토킹호스 계약자는 보상금을 받는다. 킨테라는 새 응찰자가 나올 경우 350만달러를 보상받을 예정이었다.
지난 9일까지 응찰자를 모집했지만 킨테라 외의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사실상 킨테라의 어센드 인수는 유력해졌다. 킨테라는 어센드 자산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블루그래스(Bluegrass)를 세웠다. 킨테라는 독점 낙찰 인수 계획에 쐐기를 박기 위해 최초에 제시한 8000만달러에서 9920만달러로 인수가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추가 입찰 최소 증액 기준 역시 기존 320만달러(약 38억원)에서 400만달러(약 60억원)로 늘렸다. 21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법원은 자산 매각 심리를 진행한다.
킨테라는 일부 채권단과 우군 연합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 최초 자산매각계약서(APA)에 따르면 인수 대금은 신용입찰(Credit Bid)로 구성됐다. 이는 현금이 아닌 매도자가 갚아야 하는 채무로 인수 금액을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포함된 채권에는 ▲파산금융(DIP)에 따른 모든 미지급 채무 ▲선순위 담보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매입 계약에 따른 모든 미지급 채무 ▲후순위 담보 전환사채 매입 계약에 따른 미지급 채무 중 3000만달러(약 453억원) 등이 있다. 블루그래스는 최고우선순위를 보장받는 DIP의 대주(빌려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만약 킨테라의 인수가 확정된다면 이 목록에 들어가는 채권자들은 기존에 가진 빚을 새 회사의 지분으로 받을 수 있다.
킨테라의 계획에 포함되지 못한 채권자들은 반대에 나섰다. 일례로 코코싱인더스트리얼(Kokosing Industrial)의 합작 법인 터너-코코싱JV는 파산금융이 어센드의 손해를 방지하는 데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킨테라가 자신들이 엄선한 일부 채권자들의 이익만을 증진하기 위한다며 파산금융 전체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킨테라가 걸어놓은 위약금 등 장치가 인수를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선순위 채권단 측은 "이의를 제기한 당사자들은 자금을 댈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선순위 채권단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현금을 합의하에 사용하는 대가로 보호 조치 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분 투자자인 SK에코플랜트, SKS PE, 세아홀딩스, 미래에셋캐피탈, 신한GIB 등 한국 기업들의 자금 보전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어센드의 파산보호신청서에 따르면 회사의 부채는 5억~10억달러(7552억~1조5103억원)로 킨테라가 제시한 9920만달러로 회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부채조차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 파산법 제11장에 따르면 채권자의 빚을 다 갚아야만 후순위인 주주, 지분 투자자들도 자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 다만 한 투자사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공유받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투자 조건이 다르다 보니 단순하게 채권자 보상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사안을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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