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제재안 넘겨받은 금감원…과징금 감경폭 '촉각'

이르면 이달 말 사실관계·법리 보완해 금융위 전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 등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안 재검토를 요청받은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달 말까지 관련 검토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과징금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제재 원안 수정 범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홍콩 ELS 제재안 넘겨받은 금감원…과징금 감경폭 '촉각'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홍콩 ELS 제재안과 관련해 사실관계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일부 보완하는 과정에서 과징금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다만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조치사항이 있을 경우 제재심을 별도로 개최할 수 있다"며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콩 ELS 제재안 재검토와 관련해 제재 대상에 오른 은행과 증권사 간 위험등급 미설명 관련 양정 기준 차이를 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은행은 위험등급을 잘못 분류·적용한 사례이고, 증권사는 설명의무 위반 사례인데 금감원이 이를 유사한 기준으로 판단한 측면이 있어 기술적으로 '키높이'를 맞추는 수준의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에 대한 이 같은 사실관계 보완 요구가 금융위의 과징금 감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는 이날 금감원에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금감원의 은행·증권사 검사 결과 조치안에 대해 금감원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금융위는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 등을 보완해줄 것을 금감원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금감원의 제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대형 제재 사안에서 금융위가 금감원에 사실상 재검토를 요구한 것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재감리 요구 이후 8년 만이다.


금융위는 지난 2월 금감원으로부터 은행권에 대한 제재 의결안을 넘겨받았다. 당시 금감원은 제재심을 통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총 1조4000억원 규모 과징금과 기관경고를 의결했다. 다만 제재심 결정은 법적 효력이 없어 최종 제재 수위는 금융위 판단에 달려 있다.


금융위가 석 달 넘게 결론을 미루다 금감원에 재검토를 요구한 배경에는 제재 원안을 둘러싼 고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금감원 제재 원안대로 과징금을 확정할 경우 은행권 자본 여력이 약화되면서 이재명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생산적 금융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반면 홍콩 ELS 불완전판매 사태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형 사례라는 점에서, 과징금 수위를 지나치게 낮출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부담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금융위 내부에서는 당초 금감원이 산정한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기류도 감지돼 왔다.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 기조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금융위 운신의 폭이 좁았다는 것이다.


특히 금감원이 과징금 규모를 1조 4000억원 수준으로 부과한 이후 금융위와의 논의 과정에서 추가 감경 필요성을 언급한 점 역시 금융위는 문제로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감원은 당초 1조 9000억원 수준을 검토했다가 은행권 자율 배상 등을 반영해 1조 4000억원으로 낮췄고, '작량 감경' 권한이 없어 추가 감액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와의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흐름 역시 금융위의 재검토 요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치안이 보완되는 대로 신속하고 면밀하게 검토하여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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