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 공항 소음 피해 주민들의 배상금을 중간에서 횡령한 현직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의무를 저버린 죄질이 무겁다며 엄벌을 내렸지만, 피해 회복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면해줬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유형웅 부장판사는 13일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 변호사(6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에게 횡령한 배상금을 변상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광주지법 전경.
A 변호사는 광주 군 공항 인근 마을 주민 65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리했다. 2024년 5월 원고 승소 판결에 따라 국가가 주민들에게 배상금 7700만 원을 지급했지만, A 변호사는 이를 의뢰인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변호사는 배상금을 가로채 자신의 채무 변제와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신이 고용한 변호사 사무실 직원에게 임금 1000여만 원을 체불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국방부가 배상금을 지급한 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A 변호사는 횡령액을 단 한 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는 첫 재판 당시 재판부에 "두 달만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으나, 이날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도 변제를 이행하지 못했다. 공소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모두 시인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변호사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배해 피해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소중한 배상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고소가 이뤄진 지 1년이 넘도록 피해 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과 과거 형사처벌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A 변호사에 대한 형사재판 유죄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징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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