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고맙고 또 고맙다. 이제는 그만해도 되는데, 비 오는 날 이렇게 찾아와 주니 미안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90세의 유우수 선생님은 35년째 이어지고 있는 제자들의 스승의 날 행사에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옆에 있던 유홍재(89) 선생님도 "오랜 교직 생활 하는 동안 이런 아름다운 모임은 처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1976년 진주공업고등학교(현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전기과 13회 졸업생들의 모임인 '76우전회'는 졸업 15년 뒤인 1991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스승의 날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35년째다.
[사진 제공=진주공고 76우전회] 진주공업고등학교(현 진주기계공업고등학교) 전기과 13회 졸업생 ‘76우전회’가 스승의 날을 앞둔 5월 12일 저녁 진주시내 한 식당에서 고3 시절 담임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조촐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모인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지난 12일 저녁 진주시 칠암동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제자 10여 명이 참석해 두 은사를 모시고 감사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행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반가운 재회의 순간을 기록했다.
76우전회 회장인 최진규 세명전기·소방 대표는 인사말에서 "선생님의 참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덕분에 사회에서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카네이션 전달과 함께 학창 시절 추억담이 이어졌고, 스승과 제자들은 자연스럽게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세월을 되새겼다. 행사장 분위기는 마치 50년 전 교실로 돌아간 듯 화기애애했다.
76우전회는 회장 최진규 씨와 총무 송천종 전 경상국립대학교 시설과 전기·통신팀장을 비롯한 동기 13명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스승의 날뿐 아니라 연말에도 은사들과 함께 모임을 이어오며 각별한 사제의 정을 나누고 있다.
최진규 회장은 "선생님과 친구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모여 술 한잔 나누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세월이 흐를수록 스승님의 사랑과 가르침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송천종 총무도 "선생님 덕분에 친구들이 만나고, 친구들 덕분에 선생님을 모실 수 있어 감사하다"며 "올 연말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교권 추락'과 '스승 부재'가 사회적 화두가 되는 가운데, 반세기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진주 공고 76우전회의 아름다운 사제 인연은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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