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화로 인한 혈액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10~20대에 편중된 헌혈 구조를 전 연령대로 확산하고,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수혈을 줄여 혈액 사용의 효율성을 높인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년)'을 확정·발표했다. 2021~2025년 1차 기본계획의 성과를 평가하고 신규 과제를 발굴해 마련한 두 번째 5개년 계획이다. '헌혈자와 수혈자가 모두 안심하는 혈액관리'를 비전으로 4개 대과제와 12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이번 계획의 핵심 배경은 인구구조 변화다. 우리나라 헌혈률은 5.6%(2024년 기준)로 일본(4.0%), 프랑스(3.9%)보다 높지만, 전체 헌혈자의 55%가 10~20대에 집중돼 있다. 저출산으로 이 연령대 인구는 2020년 1160만명에서 2024년 1060만명으로 100만명 줄었다. 반면 수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 수는 같은 기간 34만7000명에서 36만6000명으로 늘었다.
헌혈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정부는 헌혈자 선별 기준을 손본다. 간기능 검사 목적의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검사를 폐지하고, 헌혈 가능 연령 상한 조정도 검토한다. 말라리아 검사법도 재검토 대상이다. 헌혈의집이 없는 지자체에는 헌혈버스를 정기 운영하도록 해 접근성을 높인다.
복지부는 특히 주요 헌혈 연령인 10~20대를 겨냥해 넷플릭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권, 헌혈자에게만 제공하는 포토카드 등 맞춤형 기념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공급뿐만 아니라 수혈 남용을 줄이는 방향도 병행한다. 현재 무릎관절치환술과 척추후방고정술 2개 수술에만 적용되던 수혈 적정성 평가를 다른 수술로 확대하고, 의료기관 의료질평가와 연계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한다.
혈액제제의 안전성 강화도 주요 과제다. 면역 이상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 제거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 조사 혈액제제 공급 방안도 마련한다. 혈액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검사장비 교체에는 매년 약 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매년 적정 헌혈 목표를 설정해 헌혈권장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알부민·면역글로불린 등 의약품 생산에 쓰이는 원료혈장 수급 계획도 함께 마련한다.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을 기반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기준안을 마련해 시범 적용 후 확대하기로 했다. 헌혈증서와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도 헌혈자 예우와 자긍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헌혈자 여러분의 생명나눔 실천이 안정적인 혈액 수급과 환자 치료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헌혈 참여가 확대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수혈받을 수 있도록 혈액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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