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우주 데이터센터 시대에서도 그 중심엔 항상 메모리가 있을 것이다."
유민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 미래기업포럼'에서 "우주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우주 데이터센터가 지상 인프라를 보완할 핵심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우주 환경에 특화된 차세대 메모리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유민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우주 데이터 센터 시대의 메모리 전략' 이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6.5.13 조용준 기자
최근 지구 관측 위성과 스타링크와 같은 저궤도 통신망의 확대로 우주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과정에서 대역폭의 물리적 한계와 지연 시간이 병목으로 작용하면서, 우주에서 데이터를 직접 연산하는 '스페이스 컴퓨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 부사장은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 인프라를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과 우주의 연결을 강화하고 데이터 이동을 최적화해 전체 인공지능(AI) 컴퓨팅 능력을 확장하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재 수준의 로켓 발사 기술로도 매주 발사를 지속하면 5년 후에는 최대 0.8GW 규모의 전력을 확보해 지상의 초거대 데이터센터(1GW) 수준의 인프라를 우주에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주에서 가동될 메모리 시스템에는 지상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이 요구된다. '비트 플립' 현상 같은 데이터의 일시적 오류는 물론 부품의 영구적 결함을 유발할 수 있는 우주 방사선들이 날뛰는 가혹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에 유 부사장은 우주 메모리가 갖춰야 할 3가지 필수 조건을 제시했다. 우주에서는 부품 교체나 유지보수가 불가능하다. 단 하나의 칩 고장이 시스템 전체의 영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첫째로 '절대적 신뢰성'이 담보돼야 한다. 둘째는 실시간 AI 추론을 위한 '고성능', 셋째는 태양광 패널에 의존해야 하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초저전력' 기술이다.
유민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서 '우주 데이터 센터 시대의 메모리 전략' 이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6.5.13 조용준 기자
유 부사장은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스페이스 RAS' 아키텍처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RAS는 시스템 오류를 최소화(Reliability)하고, 고장 시에도 가동을 유지(Availability)하며 신속히 수리(Serviceability)하는 기술이다. 유 부사장은 상용 부품(COTS)에 강화된 RAS 기술을 결합하면 우주 방사선에 의한 에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봤다.
전력 효율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와 '커스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이 거론됐다. 유 부사장은 메모리 내부에서 직접 AI 연산을 실행하는 PIM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HBM 대비 연산 속도는 약 10배, 전력 효율은 7배가량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지상을 넘어 우주로 확장되는 AI 컴퓨팅 혁신의 중심에도 항상 진화하는 메모리 기술이 존재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우주 데이터센터 시대를 여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