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곰의 잦은 민가 출몰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동물 퇴치용 늑대 로봇 '몬스터 울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몬스터 울프' 설치 사례. 오타 세이키 회사 홈페이지
1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기계 부품가공업체 '오타 세이키'는 올해 들어 '몬스터 울프' 주문량이 예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적외선 센서로 동물의 접근을 감지하면 경고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곰 등 야생동물이 가까이 다가오면 공사 현장 수준의 소음 50여 가지를 무작위로 내보내고, 눈 부분에 장착된 고성능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강하게 깜빡이며 위협하는 방식이다.
이 업체는 당초 사슴 등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2016년부터 로봇 개발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380대 이상을 출하했다. 그러나 최근 곰이 민가뿐 아니라 도심 인근까지 자주 출몰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는 주문 후 실제 설치까지 2~3개월이 걸릴 정도로 대기 물량이 밀린 상태다.
오타 유지 사장은 "기존에는 주로 농가에서 주문이 들어왔지만, 최근 들어 공사 현장이나 골프장 등에서도 설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만큼 곰이 인간의 생활권으로 내려오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곰. 픽사베이
실제 일본에서는 곰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아키타현 유리혼조시에서는 논에서 홀로 작업하던 한 남성(48)이 몸길이 약 1m의 곰에게 습격당해 얼굴과 팔 등을 크게 다쳤다. 피해 남성은 피를 흘리는 상태로 직접 차량을 몰아 인근 약국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가가와현 JR 다도쓰역에서는 곰 퇴치용 스프레이가 우발적으로 분사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열차를 기다리던 남성(43)의 배낭 주머니에 있던 스프레이가 다른 승객과 부딪히는 과정에서 압력을 받아 분사된 것이다. 이 사고로 승객 8명이 눈과 입술 통증 등을 호소하며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고, 열차 운행도 약 34분간 지연됐다.
한편 일본 정부가 집계한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곰 출몰 건수는 총 5만776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23년도(2만4348건)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아키타현이 1만35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이와테현(9739건), 미야기현(3559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포획된 곰 역시 1만4720마리로 전년도 대비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대부분인 1만4601마리가 사살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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