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예산전쟁]기획처 예산실 간부들 잇단 호남행, 왜

예산실장 이어 총괄심의관
솔라시도·안좌쏠라시티 연쇄 방문
50兆 지출구조조정 예고 속 이례적 행보

내년 800조원 규모 국가예산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예산처 핵심 간부들이 불과 6일 간격으로 호남 지역을 연이어 방문했다. 이재명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 속에서도 50조원 규모의 유례없는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예산 편성의 실무를 총괄하는 두 핵심 인사가 특정 지역을 집중적으로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지난 6일 전남 해남 솔라시도와 HD현대삼호 조선소를 방문해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센터 조성과 조선업 인공지능 전환(AX) 현장을 점검했다. 솔라시도 현장을 둘러본 조 실장은 "차질없는 인프라 조성을 위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도는 조 실장의 방문에 맞춰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 공동접속설비 구축' 사업의 예산 협조를 당부했다. 총사업비 1조1943억원 중 국비 493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요구도 이어졌다. 이외에도 'AI 자율운영 조선소 혁신거점 구축' 사업, 여수·광양항 북극항로 구축 실증사업, 영암~광주 초고속도로 건설, 벼 재배농가 퇴직연금 제도 운영 등 주요 국고 건의사업도 제시됐다.


6일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해남 솔라시도 등을 방문해 재생에너지 기반 인공지능(AI) 산업 현장과 조선업 AX 전환 현장을 둘러봤다. 전남도

6일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해남 솔라시도 등을 방문해 재생에너지 기반 인공지능(AI) 산업 현장과 조선업 AX 전환 현장을 둘러봤다. 전남도


기획예산처 박창환 예산총괄심의관(왼쪽 두번째)이 12일 안좌쏠라시티 태양광발전소 현장을 방문했다. 전남도

기획예산처 박창환 예산총괄심의관(왼쪽 두번째)이 12일 안좌쏠라시티 태양광발전소 현장을 방문했다. 전남도


그로부터 불과 6일 뒤인 12일에는 박창환 예산총괄심의관이 전남 신안 안좌쏠라시티와 광주광역시의 미래차·AI 현장을 연이어 찾았다. 박 심의관은 최근까지 전남도 경제부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박 심의관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도 태양광, 해상풍력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광주광역시의 미래차·AI 현장을 방문한 박 심의관은 "전남의 태양광과 광주의 미래차·AI는 지역이 스스로 성장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이번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을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함께 검토해 내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충실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획처는 이번 연쇄 방문이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The 100 현장경청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물급 광역지자체장들이 예산실 간부들을 초청하거나 지자체 부단체장을 지낸 예산당국 간부를 공략하는 등 지연을 앞세운 국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