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충분하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는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아내가 헬스 트레이너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한 남성이 헬스 트레이너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으로 본문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띠동갑 아내와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남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1년 전 아내와 함께 동네 헬스장에 가서 PT 등록을 했다.
A씨는 "처음에는 같이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후 혼자 운동했고, 아내는 혼자 퇴근 이후에 계속 PT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아내와 젊은 트레이너 사이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A씨는 카드 결제 내역을 살펴봤고, 단백질 보충제와 스포츠용품을 산 내역이 여러 건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아무래도 트레이너에게 선물한 것 같았다. 더 수상한 건 매일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던 아내가 안 가는 날이 있길래 확인해 보니 전부 그 트레이너가 쉬는 날이더라. 그날 아내는 헬스장이 아닌 교외 지역에서 카드를 긁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확인한 A씨는 아내가 트레이너와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내가 관계를 들킨 것 같다고 걱정하자 트레이너는 "내가 더 잘해줄 수 있으니까 이혼해라. 솔직히 남편보다 내가 젊고 몸이 좋다"고 답했다.
A씨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면서 "트레이너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는 "곧 출장을 가는데, 아내가 트레이너를 집에 들일까 봐 불안하다. 집 안에 CCTV를 설치해도 될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이준헌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아내와 이혼하지 않고 트레이너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혼할 때보다는 위자료 액수가 적어질 수 있다"며 "위자료는 당사자들의 관계나, 부정행위 발각 후에 보인 태도까지 반영해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도 트레이너와 아는 사이였다는 점, 발각된 후 오히려 이혼을 종용한 점, 대화 내용에서 A씨를 모욕한 점이 유리한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도 법원에서 부정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대화 내용도 부정행위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헬스장 건물 등의 CCTV 영상 증거 보전을 신청해서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CCTV 설치, 위치 추적기 설치 등은 위치정보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면서 "헬스장에 가서 소란을 피우는 행위도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이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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