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국가핵심기반 관리체계 손본다… '반도체·AI' 확대되나

행안부, 국가핵심기반 지정·관리 정비 논의
非국가핵심기반 마비로 국민피해 증가 우려
국가핵심기반에 '산업' 분야 추가 및 세분화
국가경제 밀접 부가통신·반도체 추가 가능성

정부가 국가핵심기반 관리체계 개편에 나선다. 국가핵심기반이 아닌 민간시설에서 발생한 피해가 국민안전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카카오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부가통신서비스나 국가안보 자원인 반도체 산업을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13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국가핵심기반의 지정 및 관리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지난 2025년 9월 발생한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25년 9월 발생한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국가핵심기반은 국가의 경제·안전·행정·보건 등 핵심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 정보시스템, 자산을 말한다. 법령에 따라 에너지·정보통신·교통수송·보건의료 등 분야별로 지정되며, 지정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명칭·관리기관·지정사유가 이뤄지고 있다. 댐이나 발전소 철도, 공항 등이 국가핵심기반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마비 상황이 발생하며 대규모 피해가 이어졌다.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대표적이다. 당시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는 닷새 넘게 정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국가핵심기반임에도 작은 불꽃을 막지 못해 전국 행정 시스템 마비를 일으켰다.


국가핵심기반 지정·관리체계 정비의 목적은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보호체계 강화다. 미비한 분류 시스템, 사고 예방체계 부재 등을 살펴 국가 차원의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총 11개 분야, 368개 시설로 지정돼 관리 중인 국가핵심기반을 다시 점검하는 게 시작이다. 예컨대 에너지, 정보통신 분야는 국가핵심기반 지정 기준에 따른 적절성이나 연관성을 따져보기로 했다. 국가핵심기반 분류 체계도 살핀다. 국가핵심기반에서 제외할 필요성이 있는 시설도 대상에 오른다.


특히 국가핵심기반에 '산업' 분야를 추가·세분화하는 작업을 검토한다. ▲에너지 ▲정보통신 ▲교통수송 ▲금융 ▲보건의료 ▲원자력 ▲환경 ▲식용수 ▲정부중요시설 ▲공동구 ▲문화재 등 현재 11개 분야에서 특정 산업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이번 논의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빅데이터 등 관련 민간업체를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다뤄질 수도 있다. 카카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거론된다. 과거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에도 '부가통신서비스를 재난안전법상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도체 관련 시설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성도 제기돼 왔다.


행안부가 검토하고 있는 산업 분야 국가핵심기반 지정기준 역시 해당 산업의 기능 마비시 다른 분야의 핵심기능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단기간 내 대체가 어려운 핵심제조 기능·공정 또는 공급망 역할을 수행하는 산업이다. 거론되는 민간업체들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행안부는 기존 분야와의 중복성 여부, 실태조사에 따른 중요도, 위험성 및 취약성 평가를 통해 지정 대상 업종을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산업의 생산액, 수출비중, 대체성, 국가신인도 영향력 등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이번에는 특정 기업이 아닌 '산업군'에 대해서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업을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할 경우 기업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국가핵심기반으로 지정되면 국가 차원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국가핵심기반 보호계획을 수립해 각 시설과 지역·산업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중점 위험 대비 재난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망 이중화·이원화와 같은 방호, 정보시스템 유지·보안 체크리스트도 준수해야 한다. 민간시설이라 해도 최고 수준의 안전을 유지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회, 경제적 비상사태에 대비, 핵심시설에 대한 철저한 보호체계를 수립해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며 "우선은 전반적인 산업 분야를 어떻게 접근하고 나눠야 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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