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 가기 전에 주식 사라. 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글이다. 글쓴이는 2020년 3월 교도소 수감을 앞두고 전세자금 2억6100만원으로 효성중공업 주식 3만주를 사들였다고 적었다. 그가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효성중공업 주가가 사상 최저점인 8530원을 찍었을 때다. 이후 지난달 출소 후 확인한 계좌 총평가금액은 무려 1052억1000만원이 됐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당시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350만원선, 수익률은 무려 4만%를 넘었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11일 430만원선을 기록해 글쓴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평가금액은 약 1300억원으로 치솟게 된다.
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주식 투자 6년 동안 시드머니 5억원으로 26억원의 자산을 형성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1992년생 직장인 여성이라는 글쓴이는 본인이 "'흙수저' 출신"이라며 "가계부를 두 개씩 써가며 X같이 종잣돈을 불렸다"고 강조했다.
10여 년 전 어머니가 사준 주식을 지금까지 보유해 큰 수익을 올린 사연도 화제다. 글쓴이의 어머니는 약 3000만원가량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주며 "결혼자금으로 쓰라"고 했다고 한다. "아직 사용하지 않고 계속 보유 중"이라며 그가 공개한 계좌에 따르면 보유 주식은 782주로, 평균 매입가는 약 3만3000원 수준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주가가 18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A씨의 수익률은 5000%를 웃돌았다. 평가이익도 14억원대까지 불어났다.
코스피 8000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본인의 투자 수익률을 인증하는 글이 폭증하고 있다. 수십억 원대 투자 성공담이 확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물론, 이 같은 사연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게시물로 인한 투자 심리 자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실제로 그동안 주식을 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도 적금을 깨거나 심지어 빚을 내 특정 종목에 소위 '몰빵'했다는 사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17억원의 대출을 포함해 SK하이닉스 한 종목에만 23억원 넘게 투자했다는 사례도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블라인드에 "하이닉스 융자 끼고 22억 풀매수 가자"는 글과 함께 계좌 화면을 공개했다. 여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유통융자 계좌로, 1327주 매수에 총 21억9013만원을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16억9734만원은 증권사 융자금이었다. 융자 계좌의 실제 본인 자금은 약 4억9278만원으로, 자기 자본 대비 약 4.4배 규모의 고위험 투자다. 융자 대출 만기일은 오는 9월 8일로, 약 4개월 안에 수익 실현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정 종목의 극단적 수익 사례가 반복 노출되면서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서는 전형적인 '포모(FOMO·소외 공포)' 현상의 모습이다. 친구들은 돈 벌었다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서 급하게 뛰어들게 되는 거다.
시계를 돌려보자.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2021년 V자 반등을 기록하자 너도나도 신용대출, 카드론, 스톡론(주식담보대출) 등 '영끌'·'빚투'를 통해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초등학생도 주식을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증시는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예고로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그야말로 폭락했다.
현재의 증시가 언제까지 활황세를 보일지 모른다. 물론, 계속해서 오르기만 한다면야 주식 투자한 모든 이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겠지만 현실이 동화 같지 않다는 건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까. 현실을 왜곡하진 말자. 지금도 수익 인증글만 넘치고 손실을 고백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익 인증글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고 사실인지도 알 순 없다. AI를 사용하면 1분도 안 걸려서 제세금부터 수익 계산까지 다 해서 이미지로 만들어 주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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