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500㎞ 저궤도 시장은 이미 스페이스X가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고도 400㎞ 이하 초저궤도는 아직 누구도 안정적 상업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미개척 우주 영토입니다."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해 ‘뉴스페이스: 도전과 과제’란 주제로 발표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아시아 미래기업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초저궤도에 대한민국의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기존 저궤도(LEO) 위성보다 더 낮은 고도인 초저궤도(VLEO)를 차세대 우주 산업의 핵심 시장으로 제시했다. 그는 "고도를 낮출수록 통신 지연은 줄고 영상 해상도는 높아진다"며 "기존 정지궤도 위성 중심 산업 구조가 저궤도 군집위성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초저궤도가 단순히 위성 고도를 낮추는 개념이 아니라 우주 산업의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발사체와 위성,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서비스까지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초저궤도에서는 대기 항력과 원자산소 증가 등 기술적 난제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대기 저항으로 위성 수명이 짧아지고 산화·침식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새로운 설계와 코팅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술 완성도보다 시장 선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는 기술적 우월성이 아니라 시장 선점을 택했다"며 "검증된 위성 부품에 연료를 많이 싣고 올려 대기 항력으로 떨어지면 다시 쏘는 방식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현재 해상도 10㎝급 초저궤도 레이더 관측위성을 개발 중이다. 김 부사장은 "저궤도에서는 해상도와 노이즈 사이에 트레이드오프(상충관계)가 존재하지만 초저궤도로 내려가면 더 높은 해상도와 더 낮은 노이즈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발사체와 위성을 통합한 수직계열화 전략도 제시했다. 한화 발사체에 초저궤도 위성을 최적화해 탑재하면 더 많은 위성을 낮은 비용으로 원하는 시점에 발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구 전역을 30분 간격으로 촬영하는 초저궤도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발사 일정과 비용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가 향후 우주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위성과 발사체를 동시에 설계하면 임무 목적에 맞춰 최적화가 가능하고 발사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성 영상 분석에 AI도 적극 접목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위성 데이터의 가치는 영상 자체가 아니라 해석에 있다"며 "독자 구축한 AI 모델을 통해 더 많은 영상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사람과 대화하듯 영상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용 사례로는 국방·안보와 북극항로, 재난 대응 등을 제시했다. 그는 "10㎝급 초고해상도 레이더 위성은 가짜 미사일 발사대 같은 위장 장비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며 "북극 유빙 이동과 홍수 위험도 실시간에 가깝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의 지향점은 단순한 위성 제작업체나 발사체 업체가 아니다"라며 "위성·발사체·AI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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