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서 자가용을 타고 등교한 대학생 7명이 당국에 적발돼 정학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타지크 국립대 전경. 공식 홈페이지
연합뉴스는 11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를 인용해 "타지크 국립대 등 수도 두샨베 소재 4개 대학 소속 학생 7명이 최근 학교 인근에서 벌어진 단속에서 자가용 등교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두샨베 지역 경찰과 대학 관계자들은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교육부 규정에 따라 단속을 진행했다. 해당 규정은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자가용 등교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최장 3년의 정학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단속 결과를 교육부와 해당 대학에 각각 통보했고,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곧 결정될 예정이다. 이날 경찰은 성명을 내고 "일부 학생들이 자기 과시를 위해 규정을 교묘하게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자가용 등교 금지'의 이유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젊은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이라는 안전상 이유와 고급 승용차가 부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이 돼 학생 간 평등 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앞서 두샨베에서는 타지크 국립대 2학년생이 레인지로버를 몰고 등교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처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단속은 현지에서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에도 유사한 적발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려지며 거센 반발이 일었다. 당시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은 "교육부가 과밀 학급·교사 부족 등 시급한 문제는 외면한 채 엉뚱한 단속에만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자가용 등교 금지는 정권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광범위한 사회 통제의 일환으로도 읽힌다.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학생의 휴대전화 사용, 사치스러운 파티와 함께 자가용 등교를 처음 금지했고, 같은 해 교육부는 히잡과 미니스커트도 교내에서 착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2024년 6월에는 '민족 문화에 맞지 않는 의복' 착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률까지 제정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를 "문화 보존을 명목으로 한 실질적 사회 통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산악 지대에 인구 1000만여 명이 사는 타지키스탄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8.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중앙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해외 거주 자국민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8%를 차지한다.
라흐몬 대통령이 지난 1994년부터 30년 넘게 집권하는 타지키스탄에서는 주요 야당이 테러단체로 지정돼 활동을 금지당하거나 탄압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