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대비 저수지 10억t 미리 뺀다"…홍수 시 '최대 음량' 긴급문자

기후부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 보고
숨은 물그릇 확보, 신규댐 없이 4조 절감

정부가 올여름 집중호우와 도시침수에 대비해 농업용 저수지와 발전 댐, 하굿둑 등을 활용한 대규모 홍수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선다. 평소 물을 저장하던 시설의 수위를 미리 낮춰 폭우 때 빗물을 더 많이 받아놓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 방안을 보고했다. 자연재난 대책 기간은 오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다. 정부는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발하면서 기존 대응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책은 '숨은 물그릇 확보'와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DT) 기반 지능형 홍수 대응을 핵심으로 추진한다.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진 11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직원들이 한강 수위 현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진 11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직원들이 한강 수위 현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우선 농업용 저수지와 발전 댐, 하굿둑 등을 활용해 기존보다 최대 10억4000만t(톤)의 추가 홍수조절 용량을 확보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는 한탄강댐 3개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신규 댐 건설 없이 4조원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용 저수지는 사전 방류 등을 통해 기존 6억4000만t에서 최대 10억6000만t까지 물 저장 공간을 확대한다. 금강·영산강·낙동강 하굿둑과 아산만 방조제도 홍수기 운영 기준을 정비해 최대 1억5000만t 규모의 홍수조절 용량을 새롭게 확보한다.


발전 댐의 홍수조절 기능도 대폭 강화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수력발전댐은 사전 방류 등을 통해 홍수조절용량을 기존 3억8000만t에서 최대 8억5000만t까지 늘린다. 2023년 홍수 당시 월류가 발생했던 괴산댐은 비상 방류설비까지 가동해 과거 최대 홍수량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4.6 조용준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4.6 조용준 기자


정부는 예측 체계도 강화한다. 올해 처음으로 서울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대 6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도시침수예보 대국민 알림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침수 가능성이 예상되면 '침수주의보', 실제 침수 발생이 예상되면 '침수경보'를 발령해 주민 대피와 차량 통제를 지원한다.


AI 홍수예보 정확도도 높인다. 기상청과 기후부는 레이더 기반 AI 초단기 강수예측 모델의 적용 범위를 남한 내륙에서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해상도 역시 8㎞에서 1㎞로 개선한다. 홍수 위험 지역 관리도 강화하는데, 정부는 빗물받이 점검·청소 기간을 기존 6~10월에서 5~10월로 확대하고 맨홀 추락방지시설 18만5000개 설치를 지원한다. 또 국가하천 CCTV 2152개소에 AI 기능을 도입해 위험 상황을 실시간 감시할 계획이다.

재난문자 체계의 경우, 기존 홍수 '심각' 단계 정보가 안전안내 문자로 발송됐지만, 앞으로는 최대 음량으로 전달되는 긴급재난 문자로 격상 발송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하천 범람 직전 상황에서 주민 대피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존 댐과 저수지, 하굿둑의 물그릇 확보를 통해 수조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 기존에 활용하지 않았던 시설까지 홍수 조절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올여름 홍수 대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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