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대신 준 체불임금…"국세 체납방식으로 끝까지 받아낸다"

체불 사업주 재산 직접 압류
회수일 290일→158일 전망

정부가 체불임금을 국가가 대신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서 받아내는 '대지급금 변제금' 회수 절차를 한층 강화한다. 국세 체납처분 절차를 새로 도입해 강제징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세금을 안 낸 체납자 재산을 압류·공매하는 방식처럼, 체불 사업주의 재산도 직접 압류해 밀린 변제금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12일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임금채권보장제도는 사업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먼저 노동자에게 체불임금 등을 지급한 뒤, 이후 사업주에게 해당 금액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그동안 정부의 변제금 징수는 민사 집행 절차를 따랐는데, 이 과정에서 재산조사와 가압류 및 법원 판결 확보 등을 거쳐야 해 절차가 복잡했고, 실제 회수까지 장기간이 소요됐다. 정부에 따르면 기존 절차는 평균 290일 정도 걸렸다. 앞으로는 국세 체납처분 절차를 적용해 납입 통지와 독촉·압류·공매 방식으로 곧바로 강제징수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평균 회수 기간이 132일 단축된 158일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반복되는 임금체불 문제를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라 생계와 직결된 민생 범죄로 보고 있다. 특히 건설업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는 하청업체 폐업이나 잠적 이후에도 상위 업체들이 책임을 피해 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제도 개편은 국가가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까지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면서 체불 예방 효과도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 고소장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표류 중인 M&A 등을 고려해 시점을 저울질 해 왔으나, 지난주 제주항공과의 주식매매계약(SPA)이 최종 해제된 데 따라 자녀들에 대한 편법 승계 의혹, 각종 페이퍼컴퍼니 의혹 등을 들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 고소장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표류 중인 M&A 등을 고려해 시점을 저울질 해 왔으나, 지난주 제주항공과의 주식매매계약(SPA)이 최종 해제된 데 따라 자녀들에 대한 편법 승계 의혹, 각종 페이퍼컴퍼니 의혹 등을 들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도 시행에 따른 회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나온다. 지금까지 집행 강제력이 충분하지 않아 대지급금 누적 회수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한 제조업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에게 9억9000만원 규모의 도산대지급금이 지급했지만, 7년에 걸친 민사 집행 끝에도 일부 금액만 회수하면서 결국 3억2000만원가량은 소멸 처리했다. 정부 관계자는 "체납처분 절차 도입으로 압류와 공매를 신속 처리해 회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급 사업 구조에서의 책임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근로기준법은 하청업체가 임금을 체불했더라도 바로 위 원청업체 등은 노동자 임금 지급에는 일부 책임을 졌지만, 국가가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을 갚는 책임까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청업체에 재산이 없으면 국가가 대신 준 돈을 회수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원청업체 등에도 변제 책임을 함께 물어 사실상 변제금 납부의 연대책임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이들에 대해서도 납부 통지와 독촉, 재산 압류 및 공매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국가가 대신 준 체불임금…"국세 체납방식으로 끝까지 받아낸다"

정부는 체불 노동자 보호를 위한 추가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오는 8월 20일부터 도산 사업장 퇴직 노동자에 대한 대지급금 지급 범위를 기존 최종 3개월분 임금 등에서 최종 6개월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체불청산지원 융자 한도를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체불 노동자 보호 안전망 강화와 함께 체불 사업주의 책임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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