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호르무즈 봉쇄 6월 말 넘기면 유가 재급등"

6월 넘기면 美 수출·中 재고 버퍼 한계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여부에 따라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와 중국의 수입 감소가 지금까지 시장 충격을 흡수했지만, 해협 봉쇄가 6월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공급 완충장치가 한계에 다다르며 유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원유시장이 현재 "시간과의 싸움(a race against time)"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과 미국의 이중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금까지 유가 상승을 억제했던 요인들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 "호르무즈 봉쇄 6월 말 넘기면 유가 재급등"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기록했던 수준을 아직 넘어서지는 못했다. 모건스탠리는 그 배경으로 시장의 '완충 장치(buffer)'를 꼽았다. 미국의 원유 수출 증가와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가 공급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하루 약 380만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 확대를 이어왔고, 중국은 하루 550만배럴 수준의 수입 감소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은 하루 약 930만배럴에 달하는 공급 경색 효과를 흡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버퍼가 영구적이지는 않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현재 수준의 높은 원유 수출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며, 시간이 갈수록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현재는 재고와 수입 조정으로 대응 여력이 있지만, 봉쇄 장기화 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이 수출을 줄여야 하거나 중국이 수입 감소를 멈춰야 하는 시점 이전에 재개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base case)로 제시했다. 그러나 봉쇄가 6월 말이나 7월까지 이어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6월 안에 해협이 재개돼 미국과 중국의 완충 여력이 일부 남아 있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하지만 봉쇄가 6월 말이나 7월까지 이어진다면 브렌트유 현물가격이 지금까지 피했던 급격한 가격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브렌트유 현물가격(Dated Brent)이 올해 3분기 배럴당 110달러, 이후 100달러, 4분기에는 90달러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봉쇄 장기화를 전제로 한 강세 시나리오(bull case)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번 주 안에 재개되더라도 공급 차질 여파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유전 재가동과 정유시설 복구, 유조선 운항 정상화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설령 해협이 내일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생산시설 복구와 운송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면서 2026년 남은 기간 시장은 추가로 약 10억배럴의 공급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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