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표정이 왜 이렇죠?"…540만명이 본 초등교사의 울분

현장학습 민원 고충 토로
교사 96% "체험학습 부담"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교사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지나친 학부모 민원 등 애로사항을 토로한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유튜브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유튜브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초등교사노동조합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꺼리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쇼츠 영상은 이날 오후 기준 조회수 540만회를 넘어섰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한 발언을 재구성한 것이다.

영상에서 강 위원장은 "현장학습은 필수가 아니다"라며 학생들과 함께 경험하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해온 교육활동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학생들과 더 많은 경험을 나누기 위해 한 해 여러 차례 현장학습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참여를 중단했다"고 토로했다.


강 위원장이 특히 문제로 지적한 것은 학부모 민원이었다. 그는 체험학습을 앞두고 "특정 학생과 짝을 지어달라", "왜 그렇게 먼 곳으로 가서 멀미하게 만드냐"는 식의 요구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행사 당일 학생들의 사진을 수백 장을 찍어도 "왜 우리 아이 사진은 5장뿐이냐", "우리 아이 표정이 왜 그러냐"는 항의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현장학습을 강제하지 말라"며 "교육과정을 짜는 것은 교육전문가인 교사에게 있다. 교사들이 스스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앞서 초등교사노조가 최근 전국 초등교사 2만1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6.2%가 소풍,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추진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가장 큰 부담으로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의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감이 꼽혔다.


해당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온라인상에서도 교사들의 부담을 공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교사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지게 하는 것 아니냐", "강제로 시킬 것이 아니라 체험학습을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저렇게 사소한 것으로도 민원이 들어오면 누가 현장학습을 가려고 하겠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7일 간담회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의견을 듣고 안전한 현장체험학습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안전사고와 학부모 민원에 대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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