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모습 연합뉴스
조선업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신조선가가 견조하고, 중고선가는 상승 중이다. 가스선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에서도 운임이 반등하고 있다.
12일 삼성증권은 올해 1~4월 글로벌 조선업 데이터가 이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스에 따르면 조선업의 올해 1~4월 글로벌 누적 수주는 총톤수(GT) 기준 540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선박 발주가 하반기에 집중돼 기저효과가 반영됐지만, 이미 전년 연간 수주의 44%를 달성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주량의 67%에 해당하기도 한다. 연초 수주 모멘텀이 매우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선종별로도 고른 수요가 확인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중동 사태로 시장 관심이 집중된 에너지 운반선 수요는 여전히 강세가 지속됐다. 유조선은 이미 지난해 연간 발주량의 94%가 찼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전년 연간 발주량의 97%에 달한다.
컨테이너선도 의외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누적 수주 14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 10년 평균 발주량 2300만TEU의 61%에 달한다. 지난 2년 연속 컨테이너선 발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수주 잔고도 2008년 호황 당시 최고점의 1.9배에 육박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이 환경 규제와 경제 변수에 가장 민감한 선종"이라며 "미래 선박 수급 부담, 환경 규제 지연, 전쟁 상황 속에서도 선주들은 선박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 강세로 세계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19.9%, 전년 말 대비 7.6% 증가했다. 현재의 수주잔고는 올해 예상 건조량의 4.4배에 해당한다.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할 유인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선가 흐름도 양호하다. 중동사태로 급등한 운임이 중고선가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선박의 잔존가치에 해당하는 중고선가 반등과 운임 강세로 인한 선주사들의 발주 여력 개선 기대감이 신조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선종별로도 벌크선, 가스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선가지수가 모두 올랐다. 선박 브로커들의 투자심리를 포함한 전체 신조선가 지수로 시차를 두고 반등을 시작했다.
즉, 조선지표 대부분은 지난해 연말 업황 최고점 도달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클락슨스도 올해와 내년 세계 선박 수주 추정치를 지난해 하반기 추정치 대비 각각 28%, 11% 상향 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조선업 가치평가(밸류에이션은 한국 산업재 기업들 대비 큰 폭의 할인이 적용된 상태"라며 "현 주가는 업황지표 강세를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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