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FLASH 방사선 연구 국제학술지 게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성과 눈길

면역계 보호 효과 동물실험 입증

차세대 암 치료 기술 가능성 제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장 정승필) 방사선종양학과 유도솔 과장 연구팀이 수행한 FLASH 방사선 전임상 동물실험 연구 논문이 방사선 연구 분야 국제 학술지 Radiation Research 2026년 2월호에 정식 게재됐다. 국내에서 직접 수행된 FLASH 방사선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논문 제목은 'Effects of Ultra-High Dose-Rate Radiotherapy (FLASH-RT) on the Hematopoietic and Immune Systems: An Animal Study'로, 초고선량률 방사선치료가 조혈 및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실험을 통해 분석한 연구다.

FLASH 방사선치료는 0.1초 이내에 초당 40Gy 이상의 초고선량을 조사하는 차세대 방사선치료 기술이다.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수천 배 높은 선량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2014년 프랑스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통해 정상 조직 손상을 크게 줄이는 'FLASH 효과'를 입증한 이후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히 면역계 보호 효과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 FLASH 방사선치료를 시행한 뒤 비장을 관찰한 결과, 일반 방사선치료군보다 림프구 감소증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면역세포를 생산·저장하는 핵심 기관인 비장이 FLASH 방사선 환경에서 더 잘 보호된다는 점을 동물 수준에서 입증한 것이다.


이는 방사선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 저하를 줄이는 동시에 치료 효과를 높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된다. 기존 해외 연구에서도 FLASH 방사선치료는 종양 억제 효과는 유지하면서 폐 섬유화 등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20년 방사선종양학·방사선물리학·방사선생물학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제간 연구 협의체 DARF(DIRAMS Accelerator Research Facility)를 창설하고 국내 최초로 FLASH 방사선 전임상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2022년 국제방사선연구학회(RRS) 학술대회에서 이 연구 결과를 처음 발표한 뒤 데이터를 보완해 2023년 9월 학술지에 투고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번에 최종 게재 성과를 거뒀다.


유도솔 전략연구개발부장(제1저자)은 "FLASH 방사선치료가 면역계를 더 잘 보존한다는 이번 발견은 암 치료의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인체 면역력을 보호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특히 면역항암제와 병합 시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전완 방사선종양학과 주임과장은 "이번 연구는 의학과 물리학, 생물학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전임상 연구를 확대해 FLASH 방사선치료의 실제 임상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방사선종양학과 유도솔 과장이 방사선치료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방사선종양학과 유도솔 과장이 방사선치료계획을 설계하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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