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과 관련해 제안한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해 "해당 작전이 종료되면서 그 검토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 측의 압박으로 비쳤던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와 관련한 한미 간 사전 소통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순방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6.4.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위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해양 자유 구상을 검토하고 있었고 프로젝트 프리덤도 검토하려던 상황이었는데, 오늘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최종 합의를 위한 진전을 고려해 해상 봉쇄는 유지하지만 프로젝트 프리덤은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와 관련한 미국 측의 제안은 사전에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 실장은 미국이 별도로 제안한 '해양 자유 구상'에 대해서는 "해협에 관한 우리의 기본 입장, 한반도 대비 태세, 국내법 절차 등 다양한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국제 해상로의 안전과 항해의 자유는 아주 중요하다"며 "이러한 항해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에 대해 검토하고, 필요한 참여와 협력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그런 전제로 영국·프랑스 구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동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정박 중이던 선박 나무호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서는 "화재는 진압됐고, 우리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선원 24명 모두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선박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박은 예인 중에 있으며, 내일 새벽쯤(한국시간)에는 항구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사팀이 현장에 와서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 초기 제기됐던 피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 실장은 "화재 초기에는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었다"며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정보를 추가 검토해보니 피격이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침수나 선박 기울어짐도 없었다"며 "일단 실무회의는 열지 않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며 대처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한 "동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UAE, 이란 등 여러 관련 국가와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박 화재·폭발 원인 규명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화재 원인 규명 시점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규명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외부적인 관찰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수일 내에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어떤 가설을 가지고 후속 대응을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며 "만약 피격이 아니라면 많은 얘기가 달라진다. 피격이 아니라면 문제는 아주 단순한 화재 사건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화물선이 단독으로 움직이다가 이란의 공격에 노출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압박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이런 언급은 우리 선박이 피격당했다는 전제하에 나온 이야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해양 자유 구상과 프로젝트 프리덤의 연관 관계도 확인하고자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아마도 해양 자유 구상은 해협의 안정화와 통항의 자유를 위한 폭넓은 접근으로 보이고, 프로젝트 프리덤은 당장 해협 통과를 위한 조력 작전인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이러한 미국 요청에 대해 해협 통항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바탕으로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선박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5일 오후 HMM 선박 종합상황실이 있는 부산 중구 HMM 오션서비스 모습. 2026.5.5 연합뉴스
한편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즈무즈 구상은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할지 검토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영국과 프랑스가 하는 연대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정상 차원에서 참여도 했고 실무 회의도 여러 차례 해서 약간의 진전이 있다"며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정리하는 검토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제의의 기본 구상은 몇 가지 부분에서 영국·프랑스와 유사점도 있지만, 아직 영국·프랑스 제안만큼 상세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자연 통항하게 하고 휴전을 유지시키는 기세 속에 있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 "우리로서는 이런 움직임들이 서로 양립 가능하고 보완적이기를 바라는 입장을 가지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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