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사상 최대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타격이 수요 감소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제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AP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S&P글로벌에너지 추산치를 인용해 4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약 2억배럴 줄었다고 보도했다. 하루 평균 660만배럴 감소한 셈이다. 유가 급등으로 수요가 하루 500만배럴 감소했지만, 공급 차질 폭이 이를 웃돌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짐 버크하드 S&P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시장에서 사라진 원유가 총 10억배럴에 달한다"며 "유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재고는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현재 원유 재고가 8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휘발유·디젤·항공유 등 정제유 재고도 전 세계 기준 45일치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북유럽 항공유 재고는 6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미국 휘발유 재고 역시 올여름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재고가 오는 8월 말 2억배럴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밀컨연구소에서 개최한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실질적인 (원유)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비롯해 유조선, 각국 전략 비축유까지 모두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는 공급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며 경제 둔화를 예고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페르시아만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후 유럽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순원유 수출국인 미국 역시 결국 공급 제약의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지속하면서도 휴전은 유효하다'고 밝히면서 다소 안정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잠시 중단한다고도 밝혔다.
CNBC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으로 꼽히는 브렌트유 6월물은 6일(한국시간) 오후 1시58분 현재 전장 대비 1.7% 내린 1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114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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