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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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초등학교를 네 번 옮겨 다녔다. 어렵게 성장했다. 대일고,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변호사 출신이다.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4년 10월1일이다. 오 후보는 1995년 펴낸 에세이집 '가끔은 변호사도 울고 싶다'는 책에서 이와 관련한 스토리를 공개한 적이 있다. 그는 "할 만큼 정말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 때 합격했다"고 말했다. 나름 쉽게 합격했다는 말이다. 고시 공부와 관련해 그에게는 밝히고 싶지 않은 신체의 비밀이 있다. 엉덩이에 큰 수술을 했다. 공부하기 위해 오래 앉아있다 보니 엉덩이에 종기가 생긴 게 원인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종기가 살갗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문제가 커져 장시간에 걸쳐서 수술받았던 경험이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월27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 사법시험 26회면 사법연수원은 16기다. 그런데 2년 과정의 연수원을 오 후보는 3년 만에 졸업했다. 연수원 기수가 17기인 이유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오 후보는 연수원에 들어가기 두 달 전인 1985년 1월 결혼했다. 배우자 송현옥 교수와는 7년 정도 사귀었을 때였고, 그때 나이 24살이었다. 일찍 결혼을 하는 게 연수원 가서 공부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부모 반대에도 일찍 결혼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다녀왔다.
신혼 1년 동안은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살았는데, 송 교수가 이것저것 요리를 많이 해줬다. 연수원 1년 정도 지났을 때 15일 정도 시험을 봤다. 며칠 보고 쉬고 또 시험 보고 하는 식이었는데 마지막 남은 게 '민사재판 실무' 시험이었다. 배점도 높고 중요한 시험이니 송 교수도 음식을 정성 들여 준비했다. 아침은 라조기, 점심은 칼국수, 저녁은 콩비지찌개였다. 맛있게 먹고 잠들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새벽 2시쯤 되니 속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거의 10분 간격으로 토사곽란이 일어나면서 설사와 고열이 반복됐다. 오 후보의 부모님도 달려와 병원에 가 링거를 맞았다. 어떻게든 시험을 치르고 싶었던 오 후보는 주삿바늘을 빼고 시험장에 갔지만 탈진해 다시 병원으로 실려 왔다. 시험은 결시 처리됐다. 세균성 대장염, 일명 식중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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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결시 처리됐으니 성적이 잘 안 나오겠구나 생각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실무 수습을 하던 오 후보는 연수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연수원 1년 차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통지였다.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이 동일해야 하는데 한 과목 시험을 아예 치르지 않았으니까 평가가 불가능하니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오 후보로서는 속 타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후 1년을 더 다녔는데 오 후보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우울했던 시기였다"고 기록했다. 그 후 오 후보 밥상에 콩비지찌개는 올라온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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