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노조의 불법 파업 강행으로 회사의 핵심 자산이 훼손될 경우,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파업 위기 대국민 호소문'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회사의 미래 투자 재원과 주주가치를 동시에 훼손하는 치명적인 자해 행위"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주주운동본부는 파업이 불법적으로 진행돼 회사의 핵심 자산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 전원을 대상으로 '제3자 권리침해' 법리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예정이다. 파업과 상관없이 사측이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합의할 경우에도 이 역시 주주 배당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간주해 '대표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며 협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일각에선 파업이 실현될 경우 최대 20조~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 추산하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약 300조원으로, 노측이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약 45조원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주주운동본부는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집행한 전체 주주 배당액(약 11조 1000억원)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400만명이 넘는 주주들이 1년간 받은 보상의 4배를 7만여 명의 직원이 일회성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유수 대기업 전체 가치를 뛰어넘는 기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성과급 산정은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삼는 기존 방식 대신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주주운동본부의 주장이다. 세금과 이자, 주주 배당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이익을 선제적으로 떼가겠다는 것은 회계학적 상식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성과급을 산정한다는 건 회사의 채권자 이자, 세금, 주주 배당, 차년도 R&D 투자금까지 갉아먹겠다는 얘기"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군에서 영업이익 기준으로 정률 보상을 하는 경쟁업체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산정을) 잘못된 방식으로 하고 있으면 바로잡아야지 따라가려고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의 플랜카드가 국회 앞에 설치되고 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노측이 우려하는 인재 유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민 대표는 "TSMC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성과급을 현금으로 일률 보상하지 않고 직무에 따라 스톡옵션과 같은 주식으로 지급한다"며 "정작 우리가 유출을 걱정해야 할 연구개발 분야 인재들에게 있어서 R&D 재원을 갉아먹는 노측의 성과급 산정 방식은 오히려 인재 유출을 부추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최승호 초기업삼성노조 위원장은 성과급을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반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EVA 자체가 불투명한 측면이 있어 이에 실망을 느끼고 회사를 나간 직원들이 매우 많다"며 "삼성전자가 이직률이 10%인데 이는 정상적인 수치가 아니다. 하이닉스는 0.5%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주주단체 못지않게 우리 노조도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주주들이란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교섭이 잘 마무리되면 주주환원 확대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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