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커머스]뜨개人 불편함 해결하는 '뭉치공방'

문주희 뭉치공방 대표 인터뷰
재료·도안·도구까지 원스톱 쇼핑

'뭉치공방'은 초보자도 포기하지 않고 손뜨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와 DIY 키트를 선보이며 약 3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손뜨개 전문 유튜브 채널이다. 채널을 이끄는 문주희 대표는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재무회계팀에서 10년간 근무했지만, 대학 시절부터 20년 넘게 손뜨개를 이어온 베테랑이기도 하다.


그가 뜨개질을 처음 접한 것은 어린 시절 일본 잡지에서 본 '사과 도안'이었다. 500원짜리 코바늘 하나로 따라 만들기를 시작했지만 완성까지는 쉽지 않았다. 시행착오 끝에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남달랐고, 이후 독학으로 실력을 쌓아갔다. 당시에는 손뜨개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다. 문 대표는 자연스럽게 "초보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이어갔고, 이는 직업으로까지 확장됐다.

문 대표는 "2010년 사업자를 낸 뒤 스터디카페와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했고, 수강생이 꾸준히 늘면서 2012년 '뭉치공방'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뜨개로 만든 미니 스탠드 조명의 모습. 카페24

뜨개로 만든 미니 스탠드 조명의 모습. 카페24


강의를 진행하며 그는 또 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뜨개를 시작하려면 실과 바늘뿐 아니라 솜과 각종 부자재를 따로 준비해야 했고, 대부분 동대문 시장을 직접 찾아야 했다. 어떤 재료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입문자들이 많았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문 대표는 필요한 재료를 한 번에 제공하는 DIY 키트를 기획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키트 구매자들의 질문이 반복되면서 또 다른 필요를 느꼈다. 특정 기법이나 제작 과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기초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콘텐츠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그는 유튜브 채널 운영과 온라인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초기에는 기초 강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짧고 실용적인 숏폼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문 대표는 "요즘 반응이 좋은 콘텐츠는 바로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용 아이템'"이라며 "책갈피나 립밤 파우치처럼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고 선물하기 좋은 작품들이 특히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작품보다 간단한 강의를 보며 완성할 수 있는 키트와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바늘카드, 코바늘카드 상품. 카페24

대바늘카드, 코바늘카드 상품. 카페24


콘텐츠에 사용되는 모든 도안은 문 대표가 직접 제작한다. 특히 입문자들이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안을 읽는 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기법 명칭도 작가마다 달라 혼란이 크기 때문이다. 기호 도안, 한글 표기, 영문 약어가 혼재된 구조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코바늘 카드'와 '대바늘 카드'를 개발했다. 각 카드에는 QR코드를 넣어 해당 기법의 유튜브 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도록 했다. 문 대표는 "아이들이 낱말카드를 통해 글자를 배우는 방식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뜨개인에게도 직관적인 학습 도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되며 지난해 두 카드 합산 약 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기능을 도입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채널 내 '스토어' 탭과 영상 콘텐츠에서 DIY 키트와 카드 상품을 바로 노출해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대표 상품인 '케첩 키링 키트'는 출시 직후 500개 이상 판매되며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문 대표는 "콘텐츠와 상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구매 전환율이 높아졌다"며 "별도의 링크 안내 없이도 시청 흐름 속에서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개발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뜨개를 하며 실이 굴러다니거나 도구를 여러 개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니팅프렌드'와 협업해 다목적 도구 '바니트'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접이식 구조로, 펼치면 실이 엉키지 않고 부드럽게 풀리며 내부에는 안전 칼날이 있어 가위 없이도 실을 자를 수 있다. 기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이동 중에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료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현재 DIY 키트에 사용되는 실의 90% 이상을 국내 생산 제품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공장과 협력해 자체 실 생산에도 나섰다. 인형 제작에 적합한 복실한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원사 주변에 짧은 잔사를 쌓는 방식으로 촉감을 개선했다.


문 대표는 "뜨개인들이 오롯이 뜨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 과정과 기술적인 고민은 뭉치공방이 대신 해결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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