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멕시코·캐나다) 월드컵 개최지인 멕시코 현지 분위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티켓 가격이 급등하고 준비 미흡 문제가 불거지며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월드컵이 더 이상 서민의 축제가 아니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축구장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5일(현지시간) CNN은 "멕시코가 올여름 세 번째 월드컵 개최국으로 역사를 쓰지만,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이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0년과 198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직접 관람한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페레이라(70)는 "이번 대회는 가지 못할 것"이라며 "멕시코에서 열리는 13경기의 높은 티켓 가격과 티켓 확보의 어려움, 그리고 공동 개최국 중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 수가 팬으로서의 기대감을 떨어뜨렸다"고 CNN에 전했다. 그는 "멕시코의 경제 현실을 고려하면 결국 돈이 있는 사람들만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 총 104경기 가운데 멕시코에서는 13경기가 열린다. 몬테레이에서 4경기, 과달라하라에서 4경기, 멕시코시티의 바노르테 스타디움에서 5경기가 치러지며 개막전도 이곳에서 열린다.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이 2차 티켓을 공개했을 당시 멕시코에서 열리는 개막전 티켓 가격은 3000달러(약 440만원)에서 1만달러(1469만원)에 달했다.
페레이라는 "이전 두 번의 월드컵과는 다르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미국의 월드컵 같고, 멕시코의 대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티켓 가격도 모두에게 닿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티켓 가격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공식 티켓은 장당 1만990달러(1614만원)에 판매됐다. 국제축구연맹의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서는 결승전 일반석 최저 가격이 1만1000달러(1616만원) 수준이었고, 일부 하층 좌석은 300만달러(44억700만원)에 치솟기도 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기존 티켓 보유자가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으며, 국제축구연맹은 거래 양측에서 각각 15%의 수수료를 받는다.
국제축구연맹은 티켓 가격과 관련해 "개최국 전반의 주요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행사에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시장 관행을 반영한 판매 및 2차 시장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 60달러(9만원)부터 시작하는 티켓도 제공했으며, 모든 경기마다 최소 1000장의 저가 티켓을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멕시코 현지 팬들이 실제로 이 티켓을 얼마나 구매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불만은 경기장 운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바노르테 스타디움은 22개월간의 개보수를 거쳐 재개장, 수용 인원을 늘렸지만 월드컵 기간 관람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 큰 수준이다.
경기장 재개장 과정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시설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일반 관람객의 주차가 제한되면서 관중 약 8만2000명이 약 2km를 걸어 이동해야 했다.
치안 문제 역시 주요 우려로 꼽힌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마약 조직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가 체포 이후 도로 봉쇄와 차량 방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또 월드컵을 계기로 일부 주택이 단기 임대로 전환되며 임대료가 상승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CNN은 "월드컵을 앞두고 비용, 준비 미흡 등 문제가 부각되면서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라며 "경기장 외부에서는 시위가 이어졌고, 청년들은 교통을 막고 물 부족과 주거 문제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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