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무더기 탈락' 재현되나…금감원,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앞두고 초긴장

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빨간불'
4월 취업심사 통과자 전무…이달 팀장·국장급 등 5명 안팎 심사 대기
윤리위 심사 강화에 내부 불안감 확산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의 재취업 문제를 둘러싼 내부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 취업심사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한 가운데 이달에도 다수의 퇴직자가 심사를 앞두고 있어 조직 전체가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린 초국가범죄 범죄자금 반출입·자금세탁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7 윤동주 기자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린 초국가범죄 범죄자금 반출입·자금세탁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7 윤동주 기자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윤리위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대상에 오르는 금감원 퇴직자는 5명 안팎으로 전해졌다. 이번 심사 대상에는 최근까지 은행 검사, 보험 상품 등 주요 업무를 담당했던 팀장급 직원들과 국장급 간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로펌,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로의 이직을 위해 이미 지난달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취업심사 통과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번 달 결과에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이미 사표를 낸 당사자들뿐 아니라 재직 중인 직원들까지 향후 진로와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어 내부 동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달 취업심사 대상에 오른 금감원 퇴직자 5명 중 3명에게 취업 불승인 또는 제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금감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신용정보원장에 내정됐던 김미영 전 금감원 부원장까지 탈락하면서 조직 내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상대적으로 연차가 낮은 3·4급 직원 2명의 심사 탈락으로 인한 쿠팡행 무산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특히 입사 약 15년 차인 4급 선임 직원이 탈락한 것은 이례적인 데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윤리위 설명과 달리 이직 예정이었던 쿠팡과 기존 직무 연관성도 없다고 보고 있어 배경을 둘러싼 해석만 무성한 상황이다. 나머지 2명은 보류 결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지난달 취업심사 통과자 '전멸'과 관련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 기조와 재취업 심사 기준이 한층 강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윤리위는 취업심사 77건 가운데 무려 26건에 대해 취업 제한(12건) 또는 취업 불승인(14건) 결정을 내렸다. 전직 감사원과 산업통상부 고위 공무원들 역시 KB국민카드와 두나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취업에 제동이 걸리는 등 금감원 퇴직자만 재취업 문턱이 높아진 건 아니다.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관료 출신이 배제되는 추세와 맞물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준공공기관인 금감원 직원은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재산 공개, 재취업 등 여러 분야에서 공무원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받는다. 특히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검사 권한이 막강해 사실상 '권력기관'으로 인식되는 만큼 재취업 심사 기준 역시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5월 취업심사 결과가 향후 직원들의 재취업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연차인 금감원 3·4급 직원의 쿠팡행 불발 배경을 두고,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대미 로비로 한미 통상 갈등의 중심에 선 미 상장기업 쿠팡의 대관 라인 강화에 정부가 이른바 '괘씸죄'를 물으며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는 재취업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빠르게 번지는 분위기다.


금감원의 한 국장급 간부는 "이달에도 4월과 같은 결정이 반복된다면 사실상 재취업은 점점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며 "몇 년 뒤 퇴직을 앞둔 상황이라 남 일 같지 않다. 5월 윤리위 취업심사 결과를 긴장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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