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후 권력 중심, 성직자→혁명수비대 이동가능성”-퀸시연구소

“이란 전쟁후 권력 중심, 성직자→혁명수비대 이동가능성”-퀸시연구소

미국-이란 전쟁의 결과로 이란의 군사·안보 기구,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기존 체제 안에서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성직자 권위를 점점 더 제약하는 시나리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Quincy Institute)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이란의 다음 변화: 전쟁이 성직자 중심 권력을 군부로 이동시킬 가능성(Iran’s Next Transformation: How War Could Shift Power from Clerics to the Military)’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퀸시연구소는 2019년 설립된 미국 신진 싱크탱크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이란이 관련된 전쟁의 결과와 이란 정부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두 가지 결과 중 하나를 예상한다. 정권 붕괴, 또는 체제의 핵심 특징 대부분을 유지한 채 정권이 생존하는 경우다. 그러나 분석가와 정책 결정자들은 세 번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점진적인 내부 전환으로, 이란의 군사·안보 기구,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기존 체제 안에서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성직자 권위를 점점 더 제약하는 시나리오다.


핵심 차이는 단순히 군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데 있지 않다. 실질적 권한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데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현재 체제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 기관들, 특히 성직자 기구, 선출직 공무원, 기술관료 집단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잃게 된다. 이들의 공식적 지위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지만,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치적 경계선을 강제할 수 있는 안보 기구에 의해 그 영향력은 점점 더 제한될 것이다. 그 결과 기존 기관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더 엄격히 통제되는 위계 안에서 종속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성직자, 민간, 군사 기구 사이에서 권한과 정당성의 원천이 겹쳐 있는 여러 제도의 집합체다. 내부 정당성은 이념적 토대에 크게 의존하며, 이는 종교 성직자들이 이슬람공화국의 혁명적 기반에 따라 중심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IRGC는 군사력인 동시에 안보 기구로 작동하며, 이란의 더 넓은 지역 전략에서 핵심적인 존재가 됐다. IRGC는 또한 인프라, 에너지, 통신 등 이란의 주요 부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군사 권위와 종교 권위의 상호작용은 정권이 적응하고, 외부의 경제적 강압을 견디며,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을 서로 엮어낼 수 있게 한다.


전쟁은 방어, 조율, 생존을 담당하는 강압적 제도의 위상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이란의 경우 이러한 흐름은 특히 IRGC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IRGC는 무력 사용을 통해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가장 잘 갖춰진 기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은 국내 정당성의 축을 이념에서 안보와 생존으로 이동시킨다. 현재 이란의 전시 태세는 이란이 파키스탄과 유사한 군부 우위의 통치 형태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키스탄에서는 공식 정치 기관들이 계속 기능하지만, 국가의 최종 중재자 역할을 하는 강력한 안보 기구가 설정하고 강제하는 경계 안에서 작동한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불가피하거나 예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란의 정치체제는 파키스탄과 중요한 점에서 다르며, 그러한 차이는 이런 진화를 제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전시 정치의 핵심 동학을 간과하는 일이다. 장기화된 갈등은 그것을 수행하는 데 가장 잘 갖춰진 기관들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다.


이란이 전시 태세를 유지하는 한 IRGC는 핵심 행위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에서 군부 중심의 정치질서로 향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들 모두는 완전한 정권 붕괴 없이 점진적으로 전개된다. 어떤 형태가 되든 성직자 구조는 공식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통치에서의 역할은 더 제약될 수 있다. 이는 결코 기정사실은 아니지만, 분석가와 정책 결정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즉, 이념적 고려보다는 안보상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고, 더 경직돼 있으며, 외교적 타협에 더 강하게 저항하는 중앙집권적 군사 권위가 통치하는 이란 국가의 가능성이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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