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의설계]"골프코스 저작권, 창작물성 첫 인정"…대륙아주, 대법 파기환송 이끌어

대륙아주 IP팀, 골프존 상대 저작권침해 소송
원심 창작성 부정…대법서 파기환송

"골프코스는 단순히 주어진 지형을 따라 선을 긋는 작업이 아닙니다. 땅을 새로 만들고, 홀의 흐름과 난이도, 풍광까지 설계하는 창작의 결과물입니다."

최종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왼쪽부터), 김정은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안지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가 30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최종선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왼쪽부터), 김정은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안지혜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가 30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지식재산(IP)팀을 이끌고 있는 최종선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렌지엔지니어링, 송호골프디자인 등 국내 골프코스 설계회사들을 대리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낸 데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 2월 26일 골프코스의 창작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원심을 깨고, 각 골프코스에 나타난 구성요소의 선택·배치·조합이 기존 골프코스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갖췄는지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스크린골프 서비스에 구현된 실제 골프코스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골프코스는 경험의 설계"

쟁점은 골프코스가 창작성이 인정되는 기능적 저작물인지였다. 1심은 설계회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경기 규칙과 지형적 제약을 이유로 창작성을 부정했다. 대륙아주는 상고심에서 이 판단이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맞섰다. 김정은 변호사는 "2심은 골프코스를 평면적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부지의 경계만 있을 뿐, 그 안에서는 높일 곳은 높이고 깎을 곳은 깎으며 새로운 지형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벙커의 위치와 깊이, 홀의 굴곡, 공략 동선, 코스 간 연결과 풍광까지 설계자가 치밀하게 계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륙아주는 기존 지형과 시공 후 등고선 변화를 비교한 자료, 같은 부지에 대해 설계자마다 전혀 다른 안이 나왔던 도면, 각 홀의 설계 의도를 보여주는 사진과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골프코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지혜 변호사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비슷해 보여도 실제 골프코스는 입체적인 공간이고,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 속에서 골퍼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6년 넘게 이어진 공방…기능적 저작물 판단기준도 제시

2018년 시작된 이번 소송은 6년 넘게 이어졌다. 항소심에서는 각 골프장, 각 홀별로 설계 도면과 스크린골프 구현 화면을 하나하나 대조하는 방대한 작업이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코스가 많고 홀도 수백 개에 달해 어디가 같고 다른지, 차이가 왜 본질적이지 않은지를 모두 설명해야 했다"며 "상고심에서는 골프코스 창작성 자체를 정면으로 다투기 위해 국내외 판례와 논문, 해외 입법례까지 폭넓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골프코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법원은 기능적 제한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창작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고, 이는 건축물이나 정원 설계처럼 기능을 전제로 한 저작물의 창작성 판단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변호사는 "파기환송심에서는 창작성과 함께 유사성·손해배상 등 남은 쟁점을 충실히 다퉈 창작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인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승소의설계]"골프코스 저작권, 창작물성 첫 인정"…대륙아주, 대법 파기환송 이끌어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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