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성수연씨(24)는 과 동기 셋이서 '셋로그(SETLOG)'를 시작했다. 세명이 모인 방에서는 편집도, 포토샵도 필요 없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찍은 영상이 모여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3분할 브이로그가 완성된다. 성씨는 "친구들끼리만 보니까 아침에 생얼(맨얼굴)로도 카메라를 켠다"며 "각 잡고 브이로그를 찍기보다는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데 집중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천친구, 알고리즘이 없어 불특정 다수에게 내 일상을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며 "친구들과 따로 연락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뭘하는지 알 수 있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어 소속감이 커진다"고 했다.
셋로그 이용자들이 시간대별로 정한 색깔에 맞춰 영상을 찍는 '컬러 셋로그' 문화. 이은서 기자.
한 시간에 2초씩 영상을 찍어 실시간으로 친구들과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 '셋로그'가 MZ세대(밀레리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와 달리 원하는 사람끼리만 방을 만들고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폐쇄형 구조가 인기 요인이다.
친구가 공유한 코드를 셋로그에 입력하면 모임방에 입장할 수 있다. 일상에서 시간 단위로 짧은 영상을 찍어 공유할 수도, 게재된 영상에 댓글이나 이모티콘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하루 동안 공유한 영상은 하루 단위의 브이로그로 자동 편집된다. 셋로그 측은 "종단 간 암호화(발신자와 수신자만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암호화 방식)를 사용해 그룹 멤버 외에는 영상과 메시지를 볼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런 구현 방식이 개발의 우선순위였다"고 설명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상을 공유하지 않아 과시보다는 일상 기록과 소통에 집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모임방뿐 아니라 개인용 브이로그를 찍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색, 포즈 등 컨셉을 맞춰 영상을 찍는 놀이 문화도 퍼지고 있다. 대학생 이재인씨(23)는 "친구들과 시간별로 색깔을 맞춰 '컬러로그'를 찍었다"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추억을 쌓는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로 셋로그는 출시 사흘 만에 다운로드 1만4000건을 넘기며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안드로이드 베타 버전도 공개되며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50만 건을 돌파, 인기차트 1위를 기록 중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다수의 익명 이용자들에게 공개되는 기존 SNS의 구조에서 벗어나 사생활 침해나 범죄 악용 가능성을 줄이고 일상 기록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며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허용된 관계 안에서만 공유하며 더 강한 결속력과 연대감을 느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인과 비교하거나 악성 댓글에 노출되는 환경을 차단해 정신적으로 입는 상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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