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일부 성당에서 일요일 미사를 찾는 Z세대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공동체를 찾는 젊은층이 늘어난 데다 불안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신앙과 전통에서 위안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자 투 퓨스' 모임에 참여한 청년들의 모습. 인스타그램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뉴욕의 일부 성당들이 일요일 미사를 찾는 젊은 신자들로 붐비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그리니치빌리지 세인트 조셉 성당의 최근 일요일 오후 6시 미사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신도석은 대부분 젊은 성인들로 가득 찼고 늦게 온 참석자들은 접이식 의자에 앉거나 현관과 발코니 계단, 벽에 기대 약 90분간 이어지는 미사에 참여했다.
이들의 발걸음은 미사 전 모임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20대 청년 앤서니 그로스와 케이트 드페트로는 최근 몇 달간 성당 인근 피자가게에서 미사 전 청년 모임인 '피자 투 퓨스(Pizza to Pews)'를 운영해왔다. 이들은 함께 식사한 뒤 단체로 성당으로 이동한다. 첫 주에는 100명이 넘는 젊은 성인들이 모였고 세 번째 주에는 200명까지 늘었다. 일부는 먼 지역에서 차를 타고 오거나 기차를 타고 참여할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2025년 젊은 남성의 42%는 종교가 자신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2023년 28%에서 크게 오른 수치로, 젊은 여성의 응답률도 넘어섰다.
젊은층의 성당 방문 증가는 공동체에 대한 갈망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고립감을 느낀 청년들이 관계 형성과 위안을 위해 신앙 공동체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홀리걸 워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인스타그램
실제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함께 걸으며 묵주기도를 하는 '홀리 걸 워크(Holy Girl Walk)' 모임도 열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 '핫 걸 워크(Hot Girl Walk)'를 패러디한 형태로, 입소문을 타며 참가자가 최근 150명 수준까지 늘었다.
성당은 신앙의 공간을 넘어 사교와 만남의 장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미사 이후 신자들끼리 교류하거나 모임을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관련 커뮤니티와 모임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입교자 수도 증가세다. 올해 부활절 세인트 조셉 성당에서는 약 90명이 정식 입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미사 후 청년 모임 역시 수십명에서 수백명으로 확대됐다.
성당 측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미사 시간 확대와 프로그램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세인트 조셉 성당의 보니페이스 엔도프 신부는 "사람들은 직업과 소비 이상의 것을 찾고 있다"며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삶의 지침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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