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발행어음 시장…삼성·메리츠證 인가 난항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 절차가 제재·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혔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 중단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같은달 8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통과할 때만 해도 최종 인가는 시간 문제로 여겨졌으나,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 제재안을 금융위에 제출하며 급격히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금감원이 실시한 초고액자산가 거점점포 검사에서 일부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돼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맞춰 발행어음 인가 역시 '조건부 승인' 방침을 앞세워 왔으나, 삼성증권이 기관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인가 결격 사유인 점을 고려해 제재 문제부터 들여다보기로 했다.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난항에 빠진 것은 삼성증권뿐만이 아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금융위 정례회의 직전 관문인 증선위도 아직 거치지 못했다.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달 증선위에서 발행어음 인가건이 안건에서 제외된 상태다. 또한 검찰은 메리츠금융지주가 2022년 11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발표하기 직전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만기 이하의 상품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어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2017년에도 발행어음 인가를 추진했으나, 사법리스크 변수로 인가를 받지 못했었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은 정부가 생산적 금융 기조를 강화하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에 더해 지난해 5곳이 신규로 신청했고, 이 가운데 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이 추가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2028년까지 전체 운용자산에서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모험자본으로 의무 공급해야만 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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