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은 도박장" 현금 590조 쌓은 버핏 '일갈'

"지금처럼 도박 심리에 빠진 시기 없어"
사이버 범죄 경고 위해 'AI 워런' 공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96)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현재 유가증권시장은 '카지노'에 가깝다며 경고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직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박 열풍이 정점에 달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도박 심리에 빠져 있던 시기가 없었다"며 주식 시장을' 카지노 딸린 교회'에 비유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 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회장. CNBC 유튜브 캡처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 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 회장. CNBC 유튜브 캡처


버핏 회장은 도박 성격의 투자로 단기 옵션거래와 예측시장 등을 꼽았다. 단기 옵션거래는 만기가 0~5일 남은 옵션 상품으로, 해당 투자자들은 증시나 유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이벤트를 예상하고 베팅해야 한다.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 CME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단기 옵션거래는 전년 대비 120% 폭증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의 결과를 두고 판돈을 거는 예측 시장도 이와 유사한 성격이다. 버핏 회장은 "하루짜리 옵션을 거래하면, 그건 투자도 투기도 아니다. 도박"이라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아는 게 아니라면 하루짜리 옵션을 살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데, 이런 현상의 양과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를 이끌던 지난해부터 현금성 자산을 비축해 왔다. 버크셔가 이날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단기 국채를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3970억달러(약 595조원)으로 집계됐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버핏 회장은 "지금은 투자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버크셔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버핏 회장의 딥페이크 영상. CNBC 유튜브

버크셔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버핏 회장의 딥페이크 영상. CNBC 유튜브


한편 버핏 회장은 이날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일명 'AI 워런'을 공개해 좌중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주총 당시 스크린에는 정장 차림의 버핏 회장이 나타나 그렉 에이블 버크셔 최고경영자(CEO)와 대화를 나눴는데, 이후 에이블 CEO는 "방금 본 영상은 워런의 목소리나 사진을 한 번도 직접 입력하지 않고 온라인에 공개된 데이터만으로 복제해 만든 딥페이크 기술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AI 워런은 주주들에게 사이버 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이벤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블 CEO는 "우리가 매일 관리해야 하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가 사이버 리스크"라며 "AI는 악의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고, 오늘 영상은 그런 위험이 얼마나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무대 아래에서 스크린 속 AI 워런을 직접 지켜본 버핏 회장 또한 "방금 본 영상은 정말로 무섭다"며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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