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프전 5일 개막…사상 첫 5·6위 격돌 '언더독 대전'

'언더독 반란'의 새 역사를 쓰게 될 2025~2026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5일 개막한다. 사상 초유의 정규리그 5, 6위 팀 간 격돌이다.


역대 28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안에 들지 못한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사례는 한 번뿐이다. 2023~2024시즌 KCC가 유일했다. 당시 KCC는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4위 SK 나이츠, 1위 원주 DB를 제압하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3위 수원 kt마저 격파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올해 KCC는 정규리그 6위 팀으로는 역대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며 다시 한번 기염을 토했다. 소노는 5위 팀으로는 KCC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고양 소노 이정현이 지난달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양 소노 이정현이 지난달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리그 순위는 낮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기세는 압도적이다. 소노는 플레이오프 6연승을 기록 중이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4위 SK와 1위 LG를 잇달아 3연승으로 제압했다. KCC도 3위 DB에 3연승을 거둔 뒤, 2위 정관장도 3승1패로 꺾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팀은 정규시즌 6경기에서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은 "장기전으로 가면 소노가, 단기전으로 마무리되면 KCC가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해설위원은 "소노의 경우 이정현ㆍ켐바오ㆍ나이트 빅3 외에 식스맨들이 좋은 활약을 하면서 10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활용하고 있는 반면 KCC는 주전 5명이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34분 이상을 뛰고 있다"며 "장기전으로 갈수록 KCC가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 이정현은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18.0득점, 4.0도움, 1.5가로채기를 기록하며 소노를 이끌고 있다. 켐바오는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19.0득점을 기록, 정규리그(15.8득점)보다 한층 높아진 득점력으로 소노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KCC에서는 최준용의 기록이 눈에 띈다. 최준용은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평균 20.3득점, 8.6리바운드, 2.9도움, 1.0가로채기, 0.6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 평균 11.5득점, 5.4리바운드에서 기록이 대폭 향상됐다. 최준용은 정규리그에서 22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KCC는 최준용과 함께 송교창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면서 슈퍼팀의 위용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CC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kt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허훈을 영입했다. 기존 허웅-최준용-송교창 트리오에 허훈까지 가세, 국가대표만 4명을 보유하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허웅과 허훈은 그나마 정규리그 54경기 중 각각 45경기, 40경기를 뛰었으나 송교창은 34경기, 최준용은 22경기 출전에 그쳤다. 네 선수가 함께 뛴 정규시즌 경기는 1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네 선수가 함께 뛰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정규리그 5위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2023~2024시즌과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에도 송교창이 28경기, 최준용이 35경기 출전에 그치며 KCC의 정규시즌 순위는 5위로 처졌지만 이들이 복귀한 플레이오프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부산 KCC 최준용이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KCC 최준용이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윤 해설위원은 KCC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좋아진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KCC가 정규리그에서 평균 득점 1위였지만 실점도 1위여서 득실 마진이 마이너스였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득실 마진이 플러스가 됐다"며 "수비는 기술보다 정신력인데 KCC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의기투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CC는 정규시즌에 평균 83.1득점, 84.3실점했으나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는 평균 89.3득점, 82.3실점을 기록 중이다.


조성민 tvN스포츠 해설위원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허훈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허웅이 수비에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KCC의 수비 집중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조 해설위원은 "소노의 켐바오가 지금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KCC 송교창의 수비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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