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때 '고립된 산유국' 신세에서 이제는 미국·유럽 대형 석유회사들의 러브콜을 앞다퉈 받는 '원유 매장량 1위 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한 BP 주유소의 모습.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 에너지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4월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123만배럴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2018년 이후 최대치다. 물동량도 늘어 한 달간 66건이 베네수엘라 항구에서 출발했다.
주된 배경은 미국·인도·유럽으로의 판매 확대다. 연초 마두로 정권 축출 후 미국의 제재 완화와 임시정부 출범 이후 원유 거래가 재개되면서 셰브론 등 글로벌 기업과 트레이딩 하우스가 다시 시장에 참여했다.
그 결과 재고는 빠르게 줄고 생산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미국과 인도가 주요 수요처로 부상하며 수출 구조도 다변화됐다.
국제 석유회사들도 재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주에는 미국 기업 헌트 오버시스와 크로스오버 에너지는 베네수엘라 핵심 중질유 지역인 오리노코 벨트를 겨냥한 신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니, 렙솔, BP 등 유럽 메이저 회사들도 사업을 확대하거나 진출을 검토 중이며, 미국 회사인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도 기회 평가를 위해 기술팀을 파견했다.
특히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투자하기에 위험하다며 진출을 유보했던 기업들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다. 중동 전쟁이 조기 종결되더라도 연내 전 세계적으로 12억 배럴가량의 원유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시장 예상에 따라 미국 기업들의 베네수엘라로 진출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생산 능력은 여전히 과거 수준에 못 미치며, 인프라 복구에는 수십억달러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회복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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