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통방서 금리 인상 시그널 줄 수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 공식 언급

정부 정책 고려해도, 물가 압력 '상당하다'
반도체 사이클 당분간 이어질 것…경기 우려↓
이 추세라면 5월 통방서 금리 인상 시그널
K점도표 분포도 전반적으로 올라갈 수 있어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이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통방)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 중 한 명인데다 신임 신현송 총재 대신 한은을 대표해 참석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중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5월 통방에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상당한 시그널링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5월 통방서 금리 인상 시그널 줄 수 있다"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2.0%) 대비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물가는 전망(2.2%) 대비 많이 오를 것이라는 게 확인됐다"며 "2주 정도 이런 추세가 더 확인되면 이달 통방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변수 등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통화정책 사이클을 변화시킬 수준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전제했으나, 5월 통방까지 상황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시그널의 수위에 따라, 시장은 인상 시점을 이르면 다음 금리 결정이 있는 7월로 점칠 수도, 연말께로 전망할 수도 있다.


K점도표의 분포 역시 전반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지난 2월엔 향후 6개월 내 금리 유지(연 2.50%)에 점 21개 중 대다수인 16개가 찍힌 바 있다. 유 부총재는 "(2월 점도표 이후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성장 하방 압력, 물가 상방 압력을 예상했으나, 물가에 부정적 측면이 더 강했고 성장은 그만큼은 아니라는 게 현재까지 평가"라며 "2월 점도표보다 분포가 올라갈 여지는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고려해도, 물가 압력 '상당하다'

이 같은 판단엔 한은의 최우선 책무인 물가 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작용했다. 현재 물가는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물가 안정책을 감안해도 상당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게 유 부총재의 설명이다.

그는 "물가 전망이 나오면 그 전후로 정책당국자들은 대응한다. 대응이 없다고 가정한 물가와 정책 대응을 해서 나온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 물가는) 정책을 포함하더라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가 상방 압력을 정부 대응으로 일정 부분 억제했음에도, 본질적인 압력 자체가 매우 강력하다는 뜻이다.


韓 성장률은? "현 상황서 가히 놀랄 만한 수준"

반면 금리 인상에 부담이 되는 성장 하방 압력에 대한 우려는 이란 전쟁 초반 예상보다 오히려 줄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7%,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깜짝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유 부총재는 "(이란 전쟁 등 대형 악재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 성장률은 가히 놀랄 만한 수준"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반도체 사이클이 강하게 나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좋아지고, 정부 부양책으로 소비 심리도 많이 살면서 기존 전망인 2.0%보다 그렇게 낮아지지 않을 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기를 떠받치는 반도체 사이클이 곧 꺾일 것이란 우려 역시 최근 잦아들었다. 유 부총재는 "최근 (안팎의 연구에서) 반도체 사이클이 기존 사이클보다는 상당히 길어질 것이란 기대를 하면서 걱정의 정도가 줄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기 전에, 어느 정도 확보한 시간에 다른 경기를 부양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잠재성장률을 1.57%까지 낮춰잡은 데 대해선 '과하다'고 평가했다. 유 부총재는 "잠재성장률은 굉장히 복잡하고 구하기 어렵지만, 흐름은 대체로 연속적이다. 경제 위기가 아닌 이상 갑작스럽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한은이 추정하는 숫자는 막 2%를 내려가는 정도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년 1.57%란 숫자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환율 1470~1480원, 과거 비해 높지만…

최근 1470~1480원 선을 오가는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과거에 비해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에 대해 잘 됐다 잘못됐다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유 부총재는 "모니터링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환율이 결정될 때 과도한 수요 쏠림이나 충격, 일방적 기대는 없는지를 보고, 이런 부분에서 시장 가격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조금 개입을 하거나 신호를 보내는 정도"라며 "시장에선 1470~1480원은 일단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이 높을 때는 우리나라가 외화유동성이 나빠지는 것 아닌지, 사람들이 바깥으로 돈을 빼가는 것 아닌지 등을 걱정하는 건데,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 총재 그린 원화 국제화, "더 많이 쓰이고 덜 흔들려야"

역외 원화 결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신 총재의 원화 국제화에 대해선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좀 더 많이 쓰이고, 오픈된 환경을 통해 원화가 쉽게 급등하거나 떨어지는 등 자금 유출입에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 부총재는 "원화 국제화의 개념은 사람들의 머리 에서 저마다 다를 수 있어 쉽게 정의하기 힘들다. 원화를 선진국 통화처럼 규제 없이 쓰게 해줬다고 해서 다 국제화가 되는 건 아니다. 안 쓰면 그만이고, 약간 규제가 있어도 외국인이 원화를 많이 쓰면 원화 국제화가 진행되고 는 것일 수 있다"며 "다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원화 국제화를 한다, 이런 식으로 연결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사마르칸트=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