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들이 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50억 달러(약 7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완성차업체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재정 손실이 올해 총 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란 전쟁으로 비용이 증가했으며 전쟁 지속 기간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바라 CEO는 유가와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의 경우 물류비와 D램 메모리 반도체 비용 상승을 포함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올해 조정 영업이익을 최대 20억 달러(약 3조원)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영업이익 하향 조정폭이 기존 예상치(최대 15억 달러)보다 5억 달러 늘어난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1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두고 헤지에 나섰지만, 올해 가격 상승 규모가 약 10억 유로( 약 1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원자재 공급업체와 고정가격 계약 덕분에 일시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두 달 더 지속되면 공급업체들이 새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가격 인상은 약 6개월 후 반영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컨설팅 기업 BCG의 자동차 부문 파트너 알베르트 와스는 "이제는 단순 일시적 혼란으로 볼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고 평가했다. 와스는 가격 인상 시점과 관련해 "먼저 올리는 쪽이 판매량을 잃을 위험이 있지만, 모두가 동시에 올리는 한 시장 점유율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차량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소비자 전가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품목은 알루미늄이다. 차체 패널, 엔진, 도어 등 차량 전반에 쓰이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후 최대 16% 급등했다.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헤지 조치가 없을 경우 차 한 대당 500~1500달러(약 74만~222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포드는 자사의 알루미늄 공급업체인 노벨리스의 화재가 발생해 이미 주력 모델인 F-시리즈 픽업트럭 생산 차질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대체 알루미늄을 조달하면서 10억 달러(약 1조 5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셰리 하우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미 전 세계 산업계에서 물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다 중동 사태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차량 내장재, 코팅제, 고무 타이어 등 차량 생산 전반에 쓰이는 나프타도 공급 부족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재무책임자(CFO) 하랄트 빌헬름도 지난주 "연말까지 원자재 비용이 연초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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