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주도의 반부패 기조 속에 중국이 공공 부문을 넘어 민간기업 부패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이 마련한 '부패·뇌물 형사 사건 처리 법률 적용에 관한 해석(2)'가 1일부터 시행됐다. 이는 2016년 '해석(1)' 이후 10년 만에 나온 후속 규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이번 규정은 그동안 공직자보다 완화돼 적용되던 민영기업 종사자에 대한 부패 유죄 기준과 양형을 대폭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공직자가 아닌 사람이 100만위안(약 2억1600만원)의 뇌물을 받을 경우 '거액'으로 간주돼 징역 5~15년형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20만위안(약 4300만원)만으로도 3~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또한 300만위안(약 6억4700만원) 이상의 초고액 뇌물 기준이 신설돼 10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해졌다.
실무 적용에서도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과거 100만위안 수수 시 통상 징역 5년 수준이 선고됐다면, 앞으로는 3~10년 범위로 확대된다. 300만위안 수수의 경우 기존 6~7년형에서 10년 이상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법인 뇌물수수 및 공여죄의 유죄 인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알선 뇌물과 공금 유용, 기대수익형 뇌물수수 등 새로운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도 보완됐다. 뇌물 반환 인정 규정과 불법 수익 추징 기준 역시 정비됐다.
다만 규정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민간 경제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훙판법률·경제연구소 주최 심포지엄에서 윤사오청 수도경제무역대 교수는 "처벌 기준이 낮아지면 기존 규정 위반 사안이 쉽게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 의사결정 부담이 커지고 지배권 분쟁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항위안 베이징 웨이헝법률사무소 고급파트너 역시 자금 배분과 접대, 비용 처리 등 경영 행위의 재량 영역이 형사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잉성 전 판사는 해당 규정이 강제 기준이 아닌 참고 기준임을 명확히 하고 소급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며 신중한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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