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사가 플랫폼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 상한을 기존 20%에서 8%로 하향 조정했다.
2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전날 노동절을 맞아 자카르타 국립기념탑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국립기념탑(모나스) 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땀을 흘리는 이는 당신들인데 돈은 그들이 가져가고 있다. 미안하지만 안 된다"며 "수수료가 10% 미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의 규칙을 따르지 않을 거라면 인도네시아에서 굳이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며 현지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대통령령에는 수수료 인하와 함께 플랫폼 업체가 기사에게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을 의무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차량 호출 기사와 노동조합이 수년간 요구해온 사안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플랫폼 수수료 인하와 노동 환경 개선,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식 노동자 인정을 요구해왔다.
자카르타에서 그랩 기사로 일하는 레날디 사트리안샤씨는 "이번 조치로 수입이 10% 이상 늘 것으로 본다"며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랩(Grab) 인도네시아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명령을 존중하며, 정부와 협력해 운전기사를 보호하면서도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요금과 산업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시장을 그랩과 양분하는 고젝의 모기업 고토(GoTo)도 성명을 통해 정부 규정을 준수하고 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8월 국회의원 주택 수당 지급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확산했고, 그랩과 고젝 소속 기사들도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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