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가 노동절에 영업하는 빵집을 방문했다가 노동계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노동절일 5월 1일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생쥘리엥샤프퇴유의 한 빵집에 들러 바게트를 구매하고, 꽃가게에도 방문해 꽃 몇 송이를 구매해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르코르뉘 총리가 이날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생쥘리엥샤프퇴유의 한 빵집에 들러 바게트를 구매하고, 꽃가게에도 방문해 꽃 몇 송이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BFTV 등은 르코르뉘 총리가 법정 공휴일인 노동절에 직원에게 근무시켰다는 이유로 5250유로(약 91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 빵집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프랑스 법은 80년 넘게 노동절에 병원·호텔 등 필수 서비스 업종의 영업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노동절 근무 때는 임금을 두 배로 산정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노동절 휴업 대상을 축소하고 일상생활과 직결된 업종의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정부안을 보면 노동절 당일 근무하는 직원들은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근무를 선택했다는 점을 서면으로 남겨야 하며, 해당 근무일에는 임금을 두 배로 받아야 한다.
이번 로코르뉘 총리의 행보가 이 빵집과 꽃가게 등의 업종에 추가로 영업 허용을 하려는 정부 방침을 홍보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프랑스인의 식사에 빵이 필수적이고 노동절에 은방울꽃을 주고받기 때문에 해당 업계 소상공인들이 그동안 과태료 없이 노동절에도 영업할 수 있게 허가해달라고 요청해 온 데 대한 대응이다.
해당 정책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브리엘 아탈 전 프랑스 총리는 2024년 식당과 영화관 등 문화시설을 포함한 사업장 근로자를 노동절에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했다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프랑스 노동단체들은 "고용 계약상 '갑'인 사업주가 직원들에게 사실상 근무를 강요할 수 있다"며 "이번 법안을 시작으로 노동절 근무 대상이 점점 확대되면서 모든 근로자가 공휴일 근무에 내몰릴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노동절 근무 확대안 제출에 프랑스 노조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사회의 역사는 원칙이 훼손될 때마다 예외가 점차 늘어나 결국 규칙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마릴리즈 레용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 사무총장은 "정치인들이 빵집에 가는 것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필요 없는 정치적 쇼"라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