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1조' 국민연금 외화금고, 우리 vs KB 2파전 확정

중복업무 제한 풀며 경쟁입찰 성사

현 금고지기 우리은행 수성 의지 강해
전북금융허브 구축 나선 KB, 결과에 주목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할 '외화금고은행' 선정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2파전으로 치러진다. 수차례 유찰 끝 우리은행의 단독 응찰로 마무리된 5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경쟁입찰이 성사됐다. 현 금고지기인 우리은행이 강력한 수성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KB국민은행의 도전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외화금고은행 제안서 접수 결과,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2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입찰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쟁입찰이 성립됐다는 점이다. 직전 외화금고 선정 때는 연이은 유찰 끝에 우리은행 단독 응찰로 마무리됐다. 당시에는 입찰 조건에 '동일 금융지주사는 국민연금 사업을 중복해 수주할 수 없다'는 조건이 들어가면서 은행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쟁 유도를 위해 중복 수주 금지 조항을 없앴다. 수탁 내 자산군(주식·채권·대체자산)의 중복 제한 방침은 유지하되 주거래, 외화금고, 사무관리 업무 제한은 폐지했다. 기존엔 총 6개 업무영역 중 2개를 초과해 수주하지 못했으나, 이번엔 수탁업무는 1개로 제한하되 총 4개 업무까지 맡을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는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소재한 전주의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업계에서는 전북에 금융허브를 구축하고 있는 은행권 대부분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모두 고심 끝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자산 규모가 크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그만큼 전산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는 얘기"라며 "요구되는 수준에 비해 자금은 빠듯하게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으로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다음 달 7일 제안서 발표를 진행하고, 이후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외화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오는 8월부터 업무를 시작해 기본 3년간 계약을 맺은 뒤 추후 평가를 거쳐 최대 2년, 2031년까지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


국민연금 외화금고 은행에 선정되면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출납과 계좌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외화자산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861조원에 이른다. 2021년 415조1000억원 규모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기금 적립금의 59.1%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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