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전자 사무직 권익 침해 규탄 집회'에서 검은색 조끼를 갖춰 입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보경 기자
"회사는 일방적 제도시행을 중단하라."
30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전자 본사 앞. 사무직 노동조합이 최근 호실적에도 사측이 희망퇴직을 압박하고 수당 지급 통제를 강화하는 등 근로 조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방교섭 거부한다. 독립교섭 쟁취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조끼를 착용한 노조원 32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사측의 일방적 제도 시행 중단과 사무직 독립 교섭권 쟁취를 주장했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일방적 제도시행을 중단하고 사무직 직원을 배제하지 않는 실질적 교섭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위원장은 "회사는 현재 퇴직 권고나 수당지급의 통제 강화 등 인건비 삭감을 목적으로 근로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을 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부 대상자에게 개별 면담 방식으로 퇴직 권고가 진행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장보경 기자
사무직 노조를 배제하는 소통 방식도 문제 삼았다. 유 위원장은 사측을 향해 "교섭 과정에서 불투명한 고과 평가 절차, 강제 전보와 같은 사무직의 주요한 요구 사항들을 배제하며 기초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무직 관련 주요 안건들을 배제하지 말고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성과급과 처우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노사 갈등이 평소 노사 대립이 적었던 LG전자 사무직까지 번진 양상이다.
LG전자 창원사업장 근무자 이씨(52)는 "회사는 매번 어렵다고 말하지만 막상 실적은 잘 나온다"며 "회사가 목표를 높게 잡으면 직원들이 아무리 잘해도 성과급을 못받는 시스템이라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원들은 성과급을 잘 받아가는 반면 회사가 어려워지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우리들"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조합원 2979명 규모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는 2021년 젊은 구성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조직으로 사무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과 공정한 평가, 절차의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기존 생산직·서비스직 중심 노조에 이어 3번째로 출범했으며,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는다.
최근 LG전자는 지난 29일 1분기 확정 실적에서 매출액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 영업이익은 32.9% 늘었다. 가전 업황의 위기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관세 영향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했다. 생활가전과 TV 등 주력 사업이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활가전(HS)과 전장(VS)사업본부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이 중 VS사업본부는 영업이익 또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에는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변동, 원자재 가격 인상 압력 등의 여파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G전자는 수요 동향을 분석하고 지역별 맞춤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휴머노이드 실증(PoC) 작업 준비와 엔비디아와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협업 등 신성장 동력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로봇 부품인 액츄에이터도 상반기 중 초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아울러 히트펌프, 냉각솔루션 사업 등 기회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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