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세계속으로]美 국방부와 가까워지는 AI 기업들

구글, 임직원 반발에도 "미 국방부와 계약"
NSA, 앤스로픽 '미토스' 사용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안보 및 군사 작전 수행 능력 개선을 꾀하는 미국 국방부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구글 AI 제미나이 소개하는 마니쉬 굽타 디렉터 연합뉴스

구글 AI 제미나이 소개하는 마니쉬 굽타 디렉터 연합뉴스

구글 임직원 600여명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에게 미 국방부와 진행하고 있는 협상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개서한 작성에는 임원 등 고위급 간부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임직원들은 "우리는 AI가 비인도적이거나 극도로 해로운 방식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구글이 AI 악용 피해와 연루되지 않으려면 모든 기밀 업무를 거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가 제미나이 등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을 무기 개발, 군사적 의사결정 등 개선에 활용하는 것을 거부한 셈이다.


구글은 임직원의 반발 속에서도 미 국방부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구글이 미 국방부의 드론 영상 AI 분석 사업인 '프로젝트 메이븐'에 참여했다가 임직원 반발에 포기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은 국방부의 기밀 업무에 제미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양 당사자는 AI 시스템이 적절한 인간의 감독·통제 없이 미국 내 대규모 감시나 자율 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이같은 용도로 쓰이지 않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본 계약은 정부의 합법적 운용상 의사결정을 통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 안보 발전을 위해 구글도 미 국방부와의 협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구글 공공부문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 지원을 위해 AI 서비스 및 인프라를 제공하는 첨단 AI 연구소와 기술, 클라우드 기업 컨소시엄의 일원이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뛰어난 AI 모델 성능에…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관계 개선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 AP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 AP연합뉴스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도 국방력 증진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8일 미 언론 악시오스는 미 국방부가 앤스로픽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을 해제하고 앤스로픽의 고성능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도입할 수 있도록 백악관이 나서서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7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미 정부와 앤스로픽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관계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파탄 수준이었다.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을 기밀 네트워크 개발 등에 쓰겠다고 했지만 앤스로픽은 거절했다. 전쟁 작전 활용 등 AI 윤리에서 벗어나는 영역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앤스로픽의 입장이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스로픽을 향해 "급진 좌파 기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초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앤스로픽의 '미토스'가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토스가 뛰어난 성능으로 사이버 보안 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도 우호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미토스를 안보 및 사이버 보안 체계 발전에 이용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악시오스는 미 국방부 산하 첩보기관 국가안보국(NSA)이 미토스의 미리보기 모델인 '미토스 프리뷰'를 사용 중이라고 보도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