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기업 노조, 과반 노조 인정…5월 총파업 여파는

고용노동부 "'근로자 과반수 노조' 해당"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정부로부터 과반수 노조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5월 총파업을 앞두고 비판과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 노조)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고용노동부가 근로자 명부와 조합원 명부를 대조 검증한 결과 초기업 노조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에 해당함을 확인했다"며 "이는 초기업 노조가 삼성전자 내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국가가 공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은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한 협상력과 법적 지위를 바탕으로 조합원 여러분의 목소리를 전하겠다"며 "근로자 대표로써 조합원들과 함께 단결된 힘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 대표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는 경우 그 노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과반 노조 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사측은 법적으로 노조와의 임금 협상, 단체 협약, 휴가 일수, 구조조정 시 사전 안내 등의 의무가 생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과반 노조 탄생 이전부터 개별 노조는 물론 사원협의회, 공동투쟁본부 등과 임금 협상 등을 시행해왔기 때문에 이번 초기업 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 인정 이후로도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는 평가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노조 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노조 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초기업 노조는 이날 제2회 총회 찬반 투표 결과도 공개하며 조합비 급여공제(체크오프) 도입이 가결됐음을 밝혔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5만7594명 가운데 91.57%인 5만274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체크오프란 사측이 매달 월급에서 노조비를 미리 공제해 노조에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노조의 재정 기반이 비약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초기업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사측과 별다른 협의 진전이 없을 경우 예고대로 오는 5월21일~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임을 고려할 때, 파업으로 반도체 라인이 멈춰 설 경우 하루 약 1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평택 공장은 2018년 정전사고로 28분가량 가동이 중단되며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약 2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파업이 되더라도 전담 조직 및 대응 체계를 통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노동조합에서 예고한 파업 대응과 별개로 노사 현안에 대한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이란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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