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경제의 생산과 소비, 투자가 6개월 만에 일제히 상승했다. 반도체가 주춤했음에도 자동차와 조선업이 생산을 이끌었고, 휴대폰 신제품 출시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소비 반등을 뒷받침했다. 또한 1분기 생산은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의 여파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을 앞둔 자동차가 선적대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0.3%)·소매판매(1.8%)·설비투자(1.5%)가 전월 대비 모두 증가했다. 세 지표가 나란히 성장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지원, 자본시장 활성화 등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고 최고가격제 등 신속 대응에 힘입어 전쟁 영향이 최소화된 결과"라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1%)가 지난달 급증(28.2%)에 따른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7.8%)와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12.3%) 등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금융·보험(4.6%), 운수·창고(3.9%)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지난달에 5년 8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한 기저효과"라며 "업황 자체는 여전히 좋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소비(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상승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3%)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내구재(9.8%)에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통신기기는 신제품 출시 효과로 30.1% 판매가 증가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가방·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준내구재 판매도 0.3% 증가했다. 3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206만 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 등 기계류(-0.3%)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이미 계약된 항공기 도입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건설기성(불변)은 7.3% 감소했다. 토목(-13.7%)과 건축(-4.5%)에서 모두 공사 실적이 줄었다. 다만 2월에 14.6% 증가했던 기저효과도 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7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1분기 기준으로 전산업생산은 1.7% 증가, 2021년 4분기(2.7%) 이후 17분기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이 2.8%, 서비스업이 1.2% 각각 증가했다. 소비(2.4%)와 설비투자(12.6%), 건설기성(1.2%)도 상승했다. 6개 지표(전산업·광공업·서비스업·소비·설비투자·건설기성)가 모두 오른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11분기만이다.
대외 변수인 중동 전쟁의 영향은 일부 있지만, 전체 지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정제 생산은 전쟁 영향과 계절 요인, 나프타 수출제한 조치 등 정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전월 대비 6.3% 감소했다. 운수창고업(3.9%)의 경우 해운 운임 상승과 수출 물량 증가의 영향이 반영됐고, 폐기물 처리업(3.0%)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처리량 증가 등 세부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이 심의관은 "전쟁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큰 흐름은 유지됐다"며 "본격적인 영향은 4~5월 지표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