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여성이 남성의 3배…가사노동 가치 女 1646만원·男 605만원

데이터처 2024년 가계생산위성계정 발표

여성 1명이 가사노동으로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약 164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성별 격차는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지만, 남성의 가사노동 비중은 여전히 여성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가계생산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가계생산위성계정이란 소득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음식 준비, 청소, 돌봄 등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한 지표다. 해당 가치는 가사노동 시간과 인구, 대체임금을 곱해 추계한다.

여전히 여성이 남성의 3배…가사노동 가치 女 1646만원·男 605만원

1인당 가사노동 132분… 노동 시간 줄었으나 가치는 20% 상승

2024년 기준 무급 가사노동의 총 가치는 582조4000억원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0.0% 증가했다. 1인당 일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019년 137분에서 2024년 132분으로 5분(3.8%) 감소했으나, 가사노동 인구의 유입(108만2000명)과 시간당 대체임금의 상승(21.6%)이 맞물리면서 전체 평가액을 끌어올렸다.

1인당 가사노동 가치 역시 1125만 원으로 5년 새 20.0% 상승했다. 무급 가사노동의 총 가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2.8%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GDP 대비 가사노동 가치 비중은 직전 조사 시점인 2019년(23.8%)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평가액은 늘었음에도 GDP 대비 비중이 소폭 하락한 배경에는 가사노동의 시장화와 기술 발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경은 국가데이터처 경제통계기획과장은 "배달 음식 이용 등이 늘면서 가사노동의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성의 고용률 증가로 가계 내 가사노동 시간 자체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건조기나 의류관리기 등 가전제품의 발달이 실제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혼 남성 가사노동 가치 69% 급증… 기혼 남성도 29%↑

가사노동에 대한 남녀 격차는 완화됐으나 금액 차이는 여전히 뚜렷했다. 여성의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1646만원, 남성은 605만원으로 조사됐다. 여성 1명이 수행하는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의 약 2.7배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5년 전(3.2배)과 비교하면 격차는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이는 남성의 1인당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전(446만원)보다 35.7% 급증하며 여성의 증가폭(14.9%)을 크게 웃돈 결과다. 전체 가사노동 총 가치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9년 23.8%에서 2024년 26.9%로 3.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취업 여부나 혼인 상태와 관계없이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취업 남성은 32.7%, 비취업 남성은 40.6% 급증해 모두 여성 증가 폭을 뛰어넘었다. 미혼 남성은 68.7%, 기혼 남성은 28.9% 늘어나며 이 역시 미혼(47.2%)·기혼(12.7%) 여성의 증가율을 상회했다. 데이터처 측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미혼 남성을 중심으로 가사 시간이 늘었으며, 기혼 남성의 경우에도 가계 내 분담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했다.

반려동식물 돌봄 가치 60%↑… 인구 구조 변화 고스란히 반영

이번 조사 결과에는 저출산·고령화, 1인 가구 급증, '펫팸족' 등장 등 최신 사회 변화상이 뚜렷하게 반영됐다. 가구원 수별로는 1인 가구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전보다 66.2% 급증했는데, 이는 만혼 추세와 1인 가구 중심의 구조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종류별로는 청소와 음식 준비 등을 포함한 '가정관리' 가치가 25.8%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 규모는 5년 새 60.4% 급증하며 반려동물 가구 증가와 반려식물 유행 등을 입증했다.


반면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가치는 0.7% 소폭 증가에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미성년자 돌보기가 1.8% 감소한 반면, 성인 돌보기가 20.8% 급증해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공공돌봄 정책의 확대로 가계 내 돌봄이 사회적 돌봄으로 전환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역별로는 세종시가 5년 전보다 42.3% 급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세종시가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미성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돌봄 가치 총액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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