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고유가 지원금 '주유소 사용 제한' 완화 검토 지시

매출액 30억원 이상 사업장서 사용할 수 없도록 설계
내부 토론 과정 통해 완화 필요성 언급
이규연 수석 "기름 정도는 넣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
"5월 원유 도입량, 작년의 87% 확보…중동산 의존도 69%→56% 낮아져"
"장특공제 혜택, 고가 1주택자에 많이 돌아가…억울한 사람 없게 세밀하게 설계"

이재명 대통령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주유소 사용 제한 논란과 관련해 사용처를 일부 풀어주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9일 KBS 1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어제인가 수석들에게 양쪽 의견을 들어보자고 했다"며 "아무래도 국민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니까 기름 정도는 넣을 수 있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해서, 그걸 한번 풀어주는 방향으로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매출액 3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상당수 주유소에서는 사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이 수석은 "고유가로 인한 전체적인 피해 지원금이기 때문에 기름값을 넣으라고만 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당국에서는 한곳에서 기름을 넣는 데 쓰면 시장에 퍼지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봤고, 영세업자와 어려운 분들을 위해 설계한 것"이라며 "그 취지에 맞는다면 30억원 이상 되는 주유소에 안 쓰는 게 맞지만,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보니 '왜 기름을 못 넣느냐'는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서도 "전부 참모들의 의견을 묻고 문답을 듣고 결정을 내리시는 것"이라며 "본인 얘기만 하는 분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고 답을 하며 해법을 끌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5월 원유 도입량, 작년의 87% 확보…당분간 큰 걱정할 정도 아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5월 중 도입량은 작년 도입량의 87% 정도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확보량이 너무 떨어지면 에너지 절약 시책을 쓰더라도 한계가 있다"며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 부처와 대기업들이 민관 차원에서 뛰고 있다"고 했다. 이어 "87%는 너무 적은 숫자는 아니고, 기존 비축량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과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수입선과 항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수석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중동산 의존도가 69%였는데 지금은 56%로 13% 정도 낮아졌다"며 "미국, 아프리카 쪽도 계속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과 무관한 대체 항로 확보 노력도 같이 하고 있다"며 "다변화와 대체 항로는 전쟁이 길어질 것에 대비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한 곳에서 넘어오는 것의 리스크가 확인된 만큼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 항로 확보는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에너지 정책의 중장기 방향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화석연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며 "신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부분의 속도를 더 높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중동산 원유에 맞춰진 정유시설도 미국산 등을 쓰려면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며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면 정제 시설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특공제 혜택, 고가 1주택자에 많이 돌아가"


부동산 장기보유특별공제 논란에 대해서는 "장특공제 혜택이 고가 주택자에게 많이 돌아가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수석은 "구체적인 내용은 경제부처에서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똑같은 양도차익이 10억원이라도 5억원에서 15억원이 돼 팔면 장특공제 혜택은 2000만원 정도인데, 30억원에서 40억원이 돼 팔면 1억6000만원 정도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구조로 보면 장특공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고가 1주택자들"이라며 "그런 문제점들은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구간을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말한 것은 아니고 문제점을 얘기한 것"이라며 "경제부처와 정책실에서 맞는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회의 때마다 정책실과 경제부처에 세밀하게 짜야 한다, 억울하게 느끼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계속 말한다"며 "이번에는 진짜 부동산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도 한다"고 전했다.


"구글 AI 해외 캠퍼스 1호, 한국에 만들어지는 것"


이 수석은 지난 27일 이 대통령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한 것과 관련해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에 구글 AI 해외 캠퍼스 1호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글이 외국에 그런 캠퍼스를 두지는 않는다"며 "한국에서 인력을 양성하고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해서는 "2029년 정도 전까지는 만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가 세종으로 이사 간다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세종 집무실만 만들고 있는 것이고, 행정수도 완성 문제는 국민 동의와 법적·헌법적 보완 여부 등을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에 대해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들의 공통점이 SNS를 잘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 기준으로 보면 대통령이 SNS를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세계적 흐름이자 시대적 흐름"이라며 "대통령이 SNS를 잘하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작성하느냐는 질문에는 "거의 대부분 그렇다"며 "기념식 메시지 같은 것은 미리 만들어놓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전부 다 하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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