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vs 독자수사… ‘방시혁 영장’ 검·경 신경전

보완수사를 둘러싼 검·경 신경전이 방시혁 의장 구속영장 반려를 계기로 한층 격화됐다. 단순한 기업인 신병 처리 문제를 넘어 경찰의 '독자 수사 능력 여부'와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 여부'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영장을 검토한 서울남부지검은 24일 "구속 필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5년 9월 경찰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연합뉴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5년 9월 경찰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인지한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방 의장은 초기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는 것처럼 속여 지분을 팔게 한 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판단한 방 의장의 부당이득은 약 1,900억 원, 관련자 이득까지 합치면 약 2,700억 원에 달한다. 경찰수사 기간도 1년 4개월에 이르는 등 이례적으로 길다. 이 기간동안 경찰은 방 의장을 다섯 차례 소환 조사하고 수개월에 걸쳐 법리 검토를 진행했다.


검찰이 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지시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김중동 전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에 대한 수사 미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CIO는 2025년 6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인터폴에 적색수배가 요청된 상태다.


경찰은 27일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는 보완수사 후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대형 경제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수사 역량'을 입증해야 하고, 검찰은 보완수사가 '(경찰의) 부실 수사를 막는 안전장치'라는 그간의 주장을 증명해야 한다.


최근 검찰이 각종 보완수사 성과를 강조하면서 원주·인천·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검·경 신경전이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자본시장 범죄는 오랫동안 검찰과 금융당국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경찰이 법리 설계 미흡으로 수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올 경우, 검찰의 보완수사 지시는 더욱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반면 향후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이 소명돼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경찰의 독자적 수사 역량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빈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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